前중앙대 교수 84세의 백용기옹 亞洲베테랑육상 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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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아흔을 바라보는 백용기(84.전 중앙대 체육학교수.사진)옹이제9회 아시아베테랑육상대회(3~5일.잠실주경기장)에 출전,화제를 모으고 있다.백옹은 아시아 15개국 1천2백59명이 출전한가운데 육상 20개종목 연령별 챔피언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80세이상부 투척 3종목(포환.창.원반)에 도전한다.이번 대회최고령타이틀을 이미 따놓은 백옹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투포환780㎝,투창 20,투원반 20를 목표로 매일 2시간이상 마른땀을 쥐어짜고 있다.
백옹은 77세때인 지난 89년 미국 유진에서 벌어진 제8회 세계베테랑육상대회에서 한창나이 젊은이도 넘보기 힘든 10종경기에 출전해 4위(4천4백97점)를 차지한 바 있는 장본인.또 78년까지 40여년동안 중앙대교수등을 지내며 한국 스포츠의 현대화.과학화에 앞장서온 산 증인이기도 하다.
국가대표를 지낸 적도 없는 백옹이 누구보다 질긴 스포츠인생을이어온 것은 소학교조차 못다닐 정도로 병약했던 소년시절 때문.
1912년 전북임실 태생으로 7세때 서울로 옮긴 백옹은 제동소학교에 입학했으나 병약한 탓에 곧 포기해야 했다 .이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산으로 한강변으로 돌아다니며 억지로 달리고 뒹굴기를 반복하면서 스스로 스포츠에 눈을 뜨게 됐다.
검정고시로 휘문고보에 들어간 백옹은 1925년 서울운동장준공기념 제1회 전국남녀육상대회 4백릴레이에서 우승,자신을 포기했던 의사들을 무색하게 만들며 스포츠에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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