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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유통업계 때아닌 '알파벳 상호'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A에서 Z까지,알파벳을 잡아야 유리하다.』 광주.전남지역 유통업계에 때아닌 「알파벳 상호」붐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C-마트」「E-마트」「S-마트」등부르기 쉬운 알짜배기 상호로 매출수익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것으로 알려지자 중소규모업체까지 친숙하고 외우기 쉬운 알파벳 상호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그러나 알파벳 26자중 상당수는 이미 주인이 확보된 상태.지난달초 광주시광산구도산동에 문을 연 「A-마트」.매장면적 5백여평 규모로 각종 식품류와 잡화류를 판매하는 이 업체는 「유통업계의 선두주자」가 되자는 의미로 「A」자를 선택 했다.이 업체는 조만간 화순에도 「A-마트」 2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내년 2월 광주시북구문흥동에 들어설 예정인 ㈜태화의 할인매장상호도 「D-마트」로 결정됐다.D는 디스카운트의 영문 첫글자를딴 것으로 업체측은 앞으로 광주.전남지역에 10여개의 업소를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C」와 「E」는 이미 전국적인 유통업체가 선점한 상태.「C-마트」는 컴퓨터 양판점으로 그 위치를 확고히 했으며 「E-마트」는 국내 할인점의 효시.선경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S-마트」도 광주.목포등에 3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
「X」와 「V」등도 알파벳 자체가 갖고 있는 의미로 인해 10대 전문매장이나 스포츠 관련 매장에서 오래전부터 애용해오고 있는 상호.
최근에는 알파벳 품귀(?)로 알파벳을 겹쳐 사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전남대.호남대 근처 대학가에는 이름을 따거나 시적인 표현대신 「A&A」「B&B」「C&C」등의 이름을 갖고 있는 카페.미용실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유통업체들의 「알파벳 상호」 선호현상은 영어세대이자 간편한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신세대들이 최대 고객으로등장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유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전남대생 강형석(姜衡錫.21)씨는 『일률적인 알파벳 상호는 왠지 거북스럽다』며 『아름다운 한글을 가꾸기 위해서도 영어사용 선호는 지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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