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47% "본사 지방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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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 소재 정보기술(IT)업체인 ㈜P.M.K.는 최근 본사를 충청권으로 옮기기 위해 입지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액정화면(LCD)용 정전기방지 보호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 남천우 기획팀장은 "기존 김포공장을 확장해야 하는데 비싼 땅값도 문제지만 부동산 취득세가 중과세되는 등 각종 규제 때문에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다음'이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키로 한 가운데 상당수 IT기업들이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취업전문업체 인크루트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함께 73개 IT기업을 대상으로 본사 이전 계획을 조사한 결과 46.6%가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김성호 기획실장은 "기술 중심의 IT업체들은 회사 덩치가 작아 이전이 쉽고 지자체와 정부의 각종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어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 이전 후보지로는 대전.충청과 강원지역이 가장 많았다. 이유로는 '관리.임대료 절감(40%)'과 '쾌적한 환경(35%)','이전에 따른 세제혜택'(15%) 등을 꼽았다.

본사를 옮기려는 업체 중 79.4%는 해당 지역의 대학 출신이나 거주자를 적극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이전으로 지방경제 활성화와 취업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인력수급이 원활치 않고 업무상대가 서울에 몰려 있는 점 등은 고민거리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허진호 회장은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 내 대학과 연계시켜 주고 정보수집과 마케팅을 지원해 준다면 머뭇거리고 있는 업체들의 지방 이전 계획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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