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등 3학년 일제고사 … 전교조 반대투쟁 지침 시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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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8일 전국 일제고사로 치러지는 초등 3학년 대상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하루 앞두고 전교조가 일제고사 반대 행동지침을 조합원들에게 내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전교조 관계자에 따르면 전교조 본부는 이날 ‘일제고사 실시에 따른 분회 행동지침’을 조합원들에게 e-메일로 보냈다. 이 지침은 ‘일제고사 반대 투쟁기조’로 ▶일제고사 실시의 문제점과 본질을 폭로해 반대 여론 형성 ▶교육 주체와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투쟁 전개 ▶준비기→일제고사 대응→학교 등급화와 개인별 석차 성적표 배부 저지 등 단계별 투쟁 조직 등을 내세웠다. 구체적인 ‘투쟁방안’으로는 ▶시·도교육청에서 선정된 표집 학교가 아닌 경우 학교 서열화에 악용되지 않도록 학교 단위에서 채점 및 결과 처리 요구 ▶교육청 단위에서 구성하는 평가단 불참 ▶모든 교사에게 선전물 배포 등을 제시했다. 또 교육청과 학교에서 ‘탈법적인 성적을 산출하거나 내신에 반영하는 것을 저지’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시·도교육청에서 답안지를 모으는 지역은 학부모의 동의를 얻은 경우에 한해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도록 했다. 전교조는 또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연대 단위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협조’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지침에서 “시험지를 배부하지 않거나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공식적으로 논의된 대응방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진화 위원장이 일제고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학생 150여 명 체험학습 신청”=전교조 서울지부와 평등교육학부모회 등 6개 시민단체는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8일 경기도 포천의 식물원으로 현장 체험학습을 떠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평등교육학부모회 관계자는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은 150명 정도로 버스 7대가 출발할 예정”이라며 “현직 교사는 아니지만 전교조에서 활동하는 교사 10명과 학부모 등을 포함, 총 240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한 전교조 소속 초등학교 교사는 일제고사에서 학생들이 혼자 힘으로 문제 풀기를 어려워할 경우 책을 보게 하거나 친구들과 의논해 해결하게 하자고 주변 교사들에게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사는 “실제 시험에서 그렇게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일부 교직단체의 평가 무력화 시도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교과부는 “일부 학교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진 평가 무력화 행동지침을 따르는 것은 성적 관련 비위에 해당한다”며 “관련 교사는 비위 정도에 따라 견책, 정직·감봉, 해임, 파면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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