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패션·영화·미술·문화 이벤트 따라 변신합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우린 서울에서 미래를 본다. 유럽은 너무 늙었다. 미국은 그저 미국일 뿐이고.”

프라다의 예술 총감독이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인 제르마노 첼란트(68·사진)의 말이다. 세계 미술계를 움직이는 그는 내년 3월 말부터 경희궁 앞에서 진행되는 ‘트랜스포머’를 총지휘하고 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미래를 향한 것이며 서울에서 그 가능성(perspective)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이탈리아 밀라노 외곽에 완공될 예정인 ‘프라다 재단’ 건물 예정지에서 첼란트를 만났다. 그는 “유럽이 보기엔 아시아가 미래”라고 단정했다. “아시아가 아직은 덜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한 첼란트에게 ‘왜 한국이냐’고 물었다.

“새로운 스타일, 창의성이 발현돼야 할 곳에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수준도 중요하다”는 첼란트는 “일본은 한 20년 전쯤 그러한 문화가 시작됐고, 중국은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젊은 세대는 교육 수준이 높고, 지식이 풍부하며 정보도 많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예술과 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조건,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미술평론가이면서 국제적인 명성의 미술관과 기관에서 주최하는 각종 전시를 도맡아 온 첼란트는 현대 예술에 관한 책도 100여 권이나 썼다. 1995년부터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인 미우치아와 그녀의 남편인 프라다 그룹 회장 파트리지오 베르텔리와 함께 작업을 하며 문화적 지평을 넓혀왔다.

“프라다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 패션과 스타일에 관한 아이디어를 파는 곳이다. 패션은 (전통보다는) 미래로 가야 한다. ”

결국 첼란트의 말은 프라다라는 명품이 한국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창의성의 영감을 얻는다는 말로 정리됐다.

“여전히 한국이 너무너무 궁금하다”는 그는 “예술은 결국 현대적인 비전을 찾기 위한 수단(vehicle)일 뿐”이라며 말을 맺었다.

밀라노=강승민 기자

▒ 중앙일보 라이프스타일 섹션 '레인보우' 홈 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