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안정효씨 "번역의 테크닉"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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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본의 저력은 번역에서 시작됐다는 말이 있다.외국 문물의 정확한 이해는 올바른 번역의 기초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반면 우리 출판계에서는 번역을 창작보다 열등한 작업으로 바라보는 풍토가 지배적이었다.
『하얀 전쟁』『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작가 안정효(安正孝)씨가 20여년간 1백50여권의 문학작품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지혜를 농축한 『번역의 테크닉』(현암사刊)을 펴내 화제다.
번역에 뜻을 둔 사람들이 교재로 삼을만한 지침서로 원작을 우리말로 어떻게 살려내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사항을 분석한다.安씨는 번역의 첫째 조건으로 백과사전적 지식을 든다.제대로 하려면 문학작품은 물론 영화와 텔레비전 시리즈,심지어 외국아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의 이름에도 해박해야 한다는 것.실제로에릭 시걸의 소설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의 어느 번역본에서는 TV외화시리즈로 인기를 모았던 『두 얼굴의 사나이』(TheIncredible Hulk)를 버젓이 「미지의 선체」로 옮기는 실수를 했다.헤 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산』을 예로 들며 오역의 구체적 사례를 짚는등 실제 번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와 해결방안을 상세하게 모색한다.安씨는 이번 학기부터 서강대 교양과목 영문창작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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