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100년 전 J P 모건처럼 월가를 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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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해결사’ 존 피어폰트 모건이 환생했나-.

뉴욕 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20세기 초 미국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금융자본가 J P 모건에 빗댔다. J P 모건은 20세기 초 금융위기를 극복하며 자신의 회사를 세계적인 투자은행(IB)으로 키우는 데 일조했다.

100년 전 상황도 지금과 비슷했다. 1907년 뉴욕 3대 신탁회사 중 하나인 ‘니커보커 트러스트’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 일어났다. 경영이 어려워지자 놀란 예금자들은 돈을 찾기 위해 이 회사로 달려갔다. 뱅크런이 미 전역의 다른 금융사로 번지면서 미국 경제는 공포에 휩싸였다. 당시 중앙은행이 없던 미국에서 그는 미 재무부로 부터 2500만 달러를 넘겨 받아 사실상 중앙은행 역할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그가 사망한 해인 1913년 만들어졌다.

100년이 지난 뒤 이번엔 버핏이 모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버핏은 최근 골드먼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에 각각 50억 달러와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버핏의 전기를 썼던 앨리스 슈뢰더는 “요즘 위기에 처한 기업은 누구든 버핏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에게 ‘살아 있는 구제금융’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버핏의 투자가 알려진 뒤 GE는 보통주를 발행해 120억 달러의 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그는 와코비아 인수에 나선 웰스파고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리처드 실러 미국 뉴욕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버핏이 지금 하는 역할은 1907년 금융위기 때 모건이 했던 것과 유사하다”며 “‘유익한 애국심’이라 부를 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부르너 버지니아대 다든스쿨 학장도 “1907년 당시 모건은 70세였고 버핏은 현재 78세로 나이도 비슷하다”며 “두 사람이 매일 신문 주요 면에 등장하는 것도 같은 점”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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