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서고속전철 건설사업 10년 다돼가도록 감감무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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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년 대선(大選)때 또 들고 나오려나.』 강원도민들이 동서고속전철 건설사업을 두고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그도 그럴 것이 87년,92년 대선때 두번이나 공약사업으로 내걸고도 10년이 다 돼가도록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사실 이 사업이 공약사업에 포함될 때마다 큰 기대를걸었다.「관광 강원도」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돼 부(富)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였다.새 정부들어 민자유치를 위한 방안이 구체화되고 지난해 3월 참여업체 컨소시엄이 구성되■ 『이번에는 정말 되나보다』했다.그러나 최근 서울에서 들리는 소식은 너무 절망적이다.
지난해 시설사업 기본계획 용역을 의뢰받은 교통개발연구원은 6개월이나 연기한 끝에 최근 건설교통부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내용은 사업성이 극히 낮다는 쪽이었다.이 연구원은 1백70개의터널을 뚫어야 하는등 난공사로 완공시점 기준 1 0조원 이상의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고 보고했다.반면 연간 운임수입은 3천억원밖에 안돼 민자참여 업체는 30년이 넘어야 손익분기점에 이를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30개사로 시작한 동서고속철도 사회간접자본(SOC) 참가기업중 절반이 넘는 18개사는 참여를 포기해버렸다.건교부측도 겉으로는 『기본계획고시에 앞서 기업참여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밝히면서도 간접적인 통로를 통해 최근 강원 도에 사업무산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이러자 도민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사업중단 발표를 하고 동서고속도로등 시급한 시설에 대한 투자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중국(尹重國)강원도의회의장은 『건설계획을 놓고 10년째 진척없이 말잔치만 풍성하다』며 『내년 대통령선거때 또 공약으로 쓰려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춘천=탁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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