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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수록 돈잘별려"비정한 商魂-유흥업소 미성년자 性학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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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성년자 성학대」는 이제 먼 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어린이 성착취 방지를 위한 세계대회」를 열어 『세계적으로 1백만명이상의 어린이들이 매춘사업에 이용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세계각국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성학대는 매춘.포르노 제작등 돈버는 수단으로 미성년자를 이용하는 「성착취」와 성폭행.성추행등 「성폭력」을 포함하는 것으로국내에서도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지만 피해자의 수치심,관계당국의단속및 계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등 갖가지 이유로 상당부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영계촌」「여고 졸업한뒤 술집 접대부생활을 시작했다고했다. 鄭양은 『이 업소 종업원 10여명중 동갑내기가 2명이고나머지는 모두 17~19세』라고 소개했다.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의 아동성학대 매춘방지대회에서 세계적으로여론화된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성폭행.매춘.성착취등 「성학대」가 국내에서도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실제로 「영계촌」「여고 가출촌」으로 불리는 유흥가는 계속 확산돼 왔다.
80년대 중반 미성년자들만 나오는 술집들이 처음 등장해 큰 사회문제가 됐지만 10년이 지난 요즘 10대 접대부가 일하는 술집은 더 이상 화젯거리도 안될 정도로 구석구석에 퍼진 상태다. 보건복지부.서울시에 따르면 윤락녀 수가 서울의 1천6백명을 포함해 총 4천8백여명이며 이중 미성년자 비율은 2~3%라는 것이다.그러나 이 통계는 전체 유흥업소 종사자중 30%가량을 미성년자로 보는 여성단체의 추정치와 크게 동떨어진 「탁상위의 수치」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서울만 해도 성신여대앞 성북구돈암동 카페골목,구로구가리봉동,송파구신천동등에서는 예외없이 10대 접대부들을 볼 수 있다.신촌.신사동.압구정동을 비롯한 강남일대와 천호동.영등포등 소문난유흥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미성년자들을 접할 수 있다.
심지어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도파주시 용주골등 경기도 일원까지 확산된지 오래다.
유흥업소 업주들은 어처구니없게도 『성개방 풍조에 여학생들의 가출이 늘면서 미성년자들이 제발로 찾아오는 것도 성학대냐』고 반문한다.
잠실 신천역 부근에서 10대 접대부를 고용해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金모씨는 『광고만 내면 소녀들이 한달에 수십명씩 찾아온다.이들은 「무슨 일이든 할테니 돈만 벌게 해달라」며 매달리는데굳이 마다해야 하느냐』고 했다.
이런 현상의 밑바닥에는 「어린 접대부」를 원하는 천박한 남성위주 문화와 이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불건전한 상혼이 깔려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는 10대 접대부를 고용해 톡톡히 수입을 올린다.접대부 2명중 1명은 불과 만14세의 여고생.어른처럼 짙은 화장을 하고 긴 드레스를 입었지만 얼굴에 나타나는 어린 티를 없앨 수는 없었다.
이 술집 주인은 『손님들이 소문을 듣고 이 아이를 보기 위해찾아온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처음에는 술 따르는 일만 하다 20세도 되기전에 본격적인 윤락녀로 나서는 경우도 흔하다.
『1년전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구함」이라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 영등포에서 6만원씩 받고 술자리에 앉기만 했어요.하지만 주인이 자꾸 「외박」을 강요해 할 수 없이 몇번 응했어요.그러다자포자기하는 마음도 생기고 수입도 괜찮아 이 길 로 나섰어요.
』 서울의 대표적인 윤락가인 「미아리 텍사스」에서 만난 접대부李모(16)양의 고백이다.
이같이 미성년자 접대부의 급증은 「수요자」인 남성의 구미에 맞게 「성(性)」을 상품화해 팔고 있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성학대라는 지적이다.
김원배.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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