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안하고 밤새워 컴퓨터와 씨름-인터네트 중독학생 문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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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방 C대 법학과 1학년인 李모(20)군.그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과학기술대 전산학과 학생이었다.3학년을 채 못마치고 그가 학교를 떠난 것은 물론 성적이 나빴기 때문이지만 원인은 인터네트에 지나치게 빠진데 있었다.
과학고를 마치고 과기대에 진학한 그는 재학중 컴퓨터에 관해서는 손꼽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따라서 그가 인터네트에 빠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지나친 인터네트 중독의 결과 그는 학교를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네트는 학과수업과는 별개였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대학들이 인터네트에 빠져 학과공부등 학교생활을 소홀히 하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인터네트 중독증」은 인터네트 사용자가 많은 미국등지 대학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국내 대학에서도 그 사례가눈에 띄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인포메이션 위크등 외지에 따르면 뉴욕에 있는 앨프리드대의 경우 지난 학기에 제적된 학생중 절반인 75명이 밤새 인터네트를 즐기는 학생들로 밝혀졌다.오하이오대 대학원에서도 최근 2명의 학생이 인터네트 중독증으로 인 해 학교를 떠났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에따라 인터네트 이용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마케트대는 인터네트에서 못빠져 나오는 학생들을 위해 인터네트상에 「중독증 자기진단」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메릴랜드대는 학생들이 주당 40시간 이상 교내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MIT공대에서는 컴퓨터에 빠져드는 자신을 제어 못하는 학생이 학교측에 도움을 요청하면 교내 컴퓨터 접속을 차단해 준다.
국내에서도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인터네트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과학기술대.포항공대등에서는 학생들을 상대로 특수상담.교육을 실시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과기대에서는 인터네트에 급속히 빠져들고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올바른 컴퓨터 사용에 관한 상담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공대에서도 학생들을 상대로 인터네트를 절제있게 활용하는 법등을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있다.포항공대 전산소장 강교철(姜敎哲.48.전산학과)교수는 『특히 저학년생들을 중심으로 인터네트등 PC통신에 빠져 수업에 지장을 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학생들이 인터네트를 절제있게 사용하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인터네트 중독증이 알콜이나 마약에 빠져 인생을망치는 것보다 생산적이어서 계도만 잘하면 교육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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