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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발병 후 2년 방치하면 관절 70% ‘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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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늦어도 발병 2년내에 치료해야 관절 변형과 같은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중앙 포토]

‘1,2,3 캠페인’으로 류머티스 관절염을 극복하자. ‘1,2,3이란 ▶국민 1%가 환자인 류머티스 관절염을 ▶늦어도 발병 2년 내에 치료하되 ▶환자·가족·의사가 ‘3위일체’로 치료에 협조해 좋은 효과를 보자는 뜻. 대한류머티스학회(이사장 연대의대 이수곤 교수)가 세계관절염 주간(10월 8 ~12일)을 계기로 벌이는 캠페인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외부 침입자로부터 내 몸을 방어하기 위해 존재하는 면역세포가 오히려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병(자가면역질환). 만성 경과를 밟으면서 관절 손상뿐 아니라 폐·피부·혈관·신경계·눈 등 다른 장기도 병들게 하는 난치병이다.

◆과학적인 관리·치료 받아야=다른 고질병처럼 류머티스 관절염 역시 민간요법·엉터리 비방(?)·건강보조식품 등을 찾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초기부터 과학적인 관리·치료만이 해결책이다.

우선 초기부터 제대로 치료받으면 열에 셋은 완치된다. 나머지 일곱도 병을 가진 채 일상생활을 큰 무리 없이 꾸려나갈 수 있다. 반면 비과학적인 시술에 매달려 초기 치료를 놓치면 관절 손상이 급속히 진행된다. 통상 발병 후 치료 시기를 2년만 늦춰도 손·발의 관절 이상이 70%, 20년 방치하면 60%의 환자가 혼자서 기본적인 자기 관리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관절 손상이 심해진다.

◆대칭적인 관절염이 특징=일단 발병하면 염증세포가 관절에 모이고, 주변 활액막이 두꺼워져 관절통과 부기가 생긴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활액막 비대· 연골(물렁뼈)손상· 뼈 파괴 등이 초래되면서 관절 모양이 변한다. 당연히 관절 움직임이 힘들어진다. 흔한 관절 손상 부위는 손가락 중간마디·윗마디, 발에 가까운 마디 등이다. 물론 무릎·손목·발목·어깨·팔꿈치·턱관절·목관절 등의 관절도 상한다.

특징적인 증상은 주로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시작되는 관절 뻣뻣함과 통증. 병이 깊어질수록 증상은 한 시간 이상 지속된다.

◆약물치료와 맞춤운동은 빠를수록 좋아 =치료의 핵심은 발병 직후부터 염증 진행을 막는 약물치료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특효약인 스테로이드는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따라서 단기간 ‘반짝’ 효과가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통상 염증 치료는 최근 각광받는 생물학적 제제를 비롯해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항류머티스제제(항말라리아 제제·설파살라진·금제제·페니실라민·면역억제제) 등을 장기간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관절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환자 개인별 맞춤운동도 병행돼야 한다. 운동은 수영·고정식 자전거·타이치(태극권) 등 관절 부담이 없는 종목을 택할 것. 시간과 강도는 운동 후 통증이 생겨도 30분 이내에 사라지는 정도라야 한다.

◆힘든 투병, 글쓰기로 해소해야=병 때문에 초래되는 긴장감·스트레스·좌절감 등을 글로 표현해 보자. 실제 미국 노스다코타 주립대 심리학과 조슈아 스미스 교수팀은 49명의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를 나눠 한 그룹은 고통스런 마음을 글로 표현하게 하고, 다른 그룹엔 그저 평범한 일상의 일만 기록하게 했다. 이후 2주, 2개월, 4개월 뒤 상태 변화를 기록한 결과 질병 심각도(0~4점)가 첫 번째 그룹은 1.65에서 1.19(28% 감소)로 호전된 반면 평범한 일상만 기록한 그룹에선 변화가 없었다. 병으로 초래된 긴장·갈등·두려움 등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해소되면서 질병을 대처하는 힘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도움말 = 연세대 의대 류머티스내과 이수곤 교수, 서울대 의대 류머티스내과 송영욱 교수, 한양대 류머티스병원 배상철 교수,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서홍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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