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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범죄 줄었다지만 곳곳에 매춘덫-미성년 性학대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심야 유흥업소 40여개가 몰려있는 서울성동구화양동 카페 골목.자정이 넘자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속칭 「삐끼(호객꾼)」들이 단속의 눈을 피해가며 조심스럽게 취객들에게 달라붙는다.
『「영계」와 함께 술 한잔하시죠.』 삐끼들을 따라 뒷골목 상가 지하의 육중한 셔터문을 젖히고 들어서자 철문과 함께 「카페」라고 쓴 조그만 간판이 보인다.
30평 남짓한 지하에는 10대가 틀림없는 접대부들이 옹기종기모여앉아 있다.
『우리같은 10대들이 없으면 이곳에선 장사가 안될걸요.「어리면 어릴수록 좋다」고 말하는 손님들이 많으니까요.』어색하고 진한 화장을 한 종업원 鄭모(16)양은 집안이 어려워 2년전 중학교를 졸업한뒤 술집 접대부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鄭양은 『이 업소 종업원 10여명중 동갑내기가 2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17~19세』라고 소개했다.
최근 유엔아동기금(UNICEF)주최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어린이 성착취방지를 위한 세계대회」를 계기로 여론화된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성폭행.매춘.성착취등 「성학대」가 국내에서도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현장이 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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