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인 개인파산 크게 늘어-신용카드.은행대출로 과소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국경제가 성장.고용등 여러 지표에서 예상밖의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파산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현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방파산법에 의한 파산 신청자는 1백10만명에 이르리라는 전망이다.이는 지난해보다 25%나 늘어난 숫자로 이에 따른 변제(辨濟)불능 금액은 이들의 연간 총수입의 5.3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 개인파산은 경제불황의 산물이었다.실업자로 전락한 직장인이나 물건도 안팔리고 돈도 돌지 않아 망해버린 개인 사업가가 택하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급증하는 개인파산은 성격이 다르다.각종 신용카드및 은행대출에 의한 과소비가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비자 카드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개인 파산자의 파산원인은 「과소비」가30%로 「의료비 부담」(17%).「실업」(15 %).「이혼 위자료」(12%)등을 훨씬 앞섰다.
이같은 기현상에는 신용카드 회사와 백화점.은행등의 과열경쟁이한몫했다.이들은 『신용이 나빠도 괜찮다』『더 많이 앞당겨 쓰고더 적게 갚아도 된다』는등 갖가지 유혹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수입은 유한하지만 욕망은 무한한」 보통 사람들은 아차하는 순간 빚더미에 오르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파산선고로 돈을 떼인다 하더라도 다른 고객에 대한 이자율을 높이는등의 방법으로 손해를 떠넘기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높은 소비성향,낮은 저축률」을 미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기고 있다.재투자에 의한 활기찬 성장 지속이 어려워 앞으로 약간의 경기후퇴 조짐만 있어도 바로 불황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 이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