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겹부조'풍습 家計 휘청-개선 아이디어 공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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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군민들이 힘을 합쳐 겹부조 악습을 몰아내자.』 제주도남제주군이 「겹부조」문화를 뿌리뽑기 위해 지난 1일부터 군민들을 상대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있다.
겹부조는 결혼.돌이나 상사(喪事)등 경조사때 한 가정에서 부부가 각자 부조금을 지출하는 관행.외딴 섬 안에서 공동체문화를일궈온 때문인지 겹부조는 오래 전부터 정착돼 온 제주도만의 독특한 관습이다.
이같은 관행은 오늘날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가계에 과중한 부담을 주고 있다.
주민 朴모(67.여.제주시연동)씨는 『부조금을 따로 받았는데막상 준 쪽에 경조사가 있을 때 봉투 하나만 내밀기 힘든 형편』이라며 『제주도내 대부분 도민들이 어쩔 수 없이 과거부터 이어져온 풍습을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이같은 겹부조 관행으로 군내 한 가정에서 지출하는 부조금이 한달평균 20만~30만원이나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은 연초 공무원들부터 겹부조 관행에서 벗어나도록 솔선수범케하고 주민계도에 나섰다.
그러나 공무원들마저 이를 완전히 버리지는 못해 사실상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군은 구호뿐인 군민독려에 치중하는 것보다 새로운 시책을 개발,풍토를 개선키로 하고 주민.공무원.여성단체등을 대상으로 아예 공모에 나선 것.최우수작과 우수작 두편씩에는 각각 20만원과 10만원씩의 상금이 지급된다.아이디어 마감은 22일까지다. 남제주군 오병생(吳丙生)복지과장은 『겹부조 문화의 폐해를 없애고 주민들끼리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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