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제조업 '아줌마 부대'가 지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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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주부들이 없으면 공장을 돌릴수 없습니다.』 고임금.인력난의2중고를 겪고 있는 부산지역 중소 제조업체에서 「아줌마 부대」가「구세주」역할을 하고 있다.이들이 없으면 신발.의류.섬유.수산등 지역의 간판 제조업체들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사상공단내 신발원단 제조업체인 창성직물(모라동).직원 11명중 남자 직원 4명을 빼고 7명이 모두 30~50대 주부들이다.미혼여성 근로자는 한명도 없다.이 작업에는 경력 2년이상의 숙련기술이 필요해 월급도 꽤 높은 편인 70만~8 0만원선.방열복.공해방지포(산업용 필터)제조업체인 북구덕천동 승산실업도 직원 7명중 남자 3명을 뺀 4명이 30~40대 주부다.작업은비교적 단순 기능이어서 월급은 60만원선.물론 의료보험.국민연금 적용에 보너스(3백%)도 지급된다 .이 회사대표 허명행(許明行.36)씨는 『주부들이 없으면 이제 공장을 돌릴 엄두도 못낸다』며 『젊은 여성들은 아예 생산직은 쳐다 보지도 않는다』고털어놨다.
남성 정장 제조업체인 광덕물산(북구만덕동)도 여종업원 3백16명중 2백20명(70%)이 주부사원이고 미혼은 96명뿐이다.
60만원선의 싼 임금으로 질높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같은 「아줌마 부대」는 이제 제조업체 유지의 핵심이다.인력 난 해소뿐 아니라 이 수준이상 임금을 주고는 신발.의류.섬유.수산등 부산지역 주요 산업의 가동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소업체대표들은 『싼 임금만 따지면 외국인 근로자가 있지만 영세업체로선 우선 구하기가 쉽지 않다.확보한다 해도 숙식제공과작업장 이탈방지 책임을 져야 돼 주부사원보다 못하다』고 밝혔다. 부산지방노동청.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제조업체 주부사원이 모두 몇명인지는 파악돼 있지 않으나 여성 근로자가 필요한 업체는 90% 이상이 주부들이고 1백%인 곳도 많다』고 전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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