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魂 깃든 '위대한 유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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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악 3호 무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모형의 내부를 관람객들이 둘러 보고 있다. [신동연 기자]

북한의 고구려 고분 벽화와 유물 168점을 전시 중인 '2004 남북 공동기획-고구려문화전'을 지난 2일 오전 찾았다. 전시회는 다음달 20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한솔동의보감 건물 7층 컨벤션홀(지하철 1호선 제기역 부근)에서 열릴 예정이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상임의장 이수성)와 중앙일보.SBS가 주최하고 평양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후원하는 행사로, 초.중.고 교사와 학생은 무료 입장.

전시장 건물 앞마당에 들어서자 거대한 비석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동북아 고대사의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 광개토대왕비(몸돌 높이 6.39m, 너비 1.3~2m)를 똑같은 모양으로 재현해 놓은 것. 실물 크기 복원은 또 있다. '안악 3호분''덕화리 2호분''강서대묘' 등 북한의 고구려 고분들이다. 1500여년 전의 고분 안으로 들어가 고구려 당시의 인물들과 생활상, 그리고 청룡.백호.현무.주작 등 사신도(四神圖)를 살펴볼 수 있는 체험 학습장이다. 북한의 만수대창작사와 평양미술대에서 모사한 고구려 벽화 11점과 '해뚫음무늬금동장식''불꽃뚫음무늬금동보관'등 국보급 유물(복제품)들도 전시돼 있다.

이번 행사는 2002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시했던 '고구려! -평양에서 온 무덤벽화와 유물'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해 전시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작업인 '동북공정'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열렸다. 때문에 주최 측은 동북공정 이후 고구려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해 전시회를 다시 개최했다.

최종택(고려대.고고미술사) 교수는 "고대 동북아시아 예술의 찬란한 유산들을 감상하는 동시에 중국의 '동북공정'과 고구려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시각물들이 특히 일반인과 학생 관람객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balance@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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