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에 반동적고 가벼운 공기권총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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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 9일 오후3시.서울 목동운동장 안에 있는 생활체육 목동사격장.주부 김혜경(36)씨가 사선에 들어섰다.
공기권총의 레버를 들어올리고 5발의 납탄을 넣었다.잠시 눈을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어금니를 지그시 문 그녀는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순간 10 전방에 위치한 5장의 표적지가 일제히 떠올랐다.그녀는 부드럽게,그러나 매서운 눈초리로 방아쇠를 연속 당겼다. 『탕!탕!탕….』 5발의 총성이 귓청을 때렸다.그녀가총탄을 다 소비하는데는 불과 8초.비록 표적지 중앙을 뚫은 것은 3장에 불과했지만 가슴 가득 짜릿한 쾌감에 젖었다.
『공기권총은 여성에게 알맞은 레저 스포츠입니다.가볍고 반동이거의 없으니까요.정신집중.스트레스 해소에는 만점입니다.』 사선에서 내려온 그녀의 공기권총 실력은 3급.공기권총도 바둑처럼 9급에서 9단까지 18단계가 있다.예컨대 3급이라면 1부터 10까지 점수가 적힌 표적지에 40발을 쐈을 때 한발당 평균 8점을 얻어야 한다.표적지 중심에 가까울수록 점수가 높다.3급 정도면 중상정도의 실력이다.
이날 사선에는 5명의 주부들이 마치 「스트레스」를 겨누듯이 공기권총을 쏘고 있었다.생활체육전국사격연합회((02)971-9418)가 이달들어 개설한 공기권총 사격교실에 여성 동호인들의발길이 잦아졌다.이들은 클레이사격.공기소총보다는 공기권총을 선호하고 있다.
여성들의 공기권총 선호에 대해 현재 주부교실 강사를 맡고 있는 전국가대표사격선수 박종길씨는 『공기권총은 작고 화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며 『여성들이 영화를 통해 총에 대한 매력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사격연합회 염홍규사무국장은 『클레이사격과 공기소총교실에는 남성이 훨씬 많은데 비해 공기권총교실에는 여성이 남성을 압도하고있다』며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속사공기권총사격장인 목동사격장이 문을 연 이후 속사권총에도 많이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총사격이 그저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힘이 안드는 스포츠 정도로 생각하면 안된다.자세가 흔들리지 않고 총을 겨누려면 팔과 하체가 튼튼해야 한다.이를 위해 평소에도 꾸준히 근력운동을해야 한다.집중력을 키우고 자기 통제력을 갖출 수 있는 레저스포츠로 적격이란 것이 여성 사격동호인들의 얘기다.혼자서 시간에구애됨이 없이 할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단점이라면 사격교실이열리는 곳이 태릉사격장과 목동사격장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목동사격장 공기권총교실은 매일 오 전10시부터 오후9시까지 문을 연다.
한달동안 매일 사격할수 있는 공기권총교실의 경우 수강료가 7만5천원.격일제일 경우 5만원이다.전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있다.한달에 사용할수 있는 탄알은 5백발(격일반)과 7백50발(매일반).탄알이 모자랄 경우 4 천원만 부담하면 2백발을 더 쏠수 있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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