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바다 환경오염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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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김태영(37.회사원.서울강남구개포동)씨는 이번 여름 가족들과함께 몇년만에 고향인 포항으로 피서와 송도.북부해수욕장을 찾았다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한여름이면 발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가 몰리던 이들 해수욕장이 왠지 여름해수욕장같지 않아 자세히 살펴보니 바닷물에 부유물질이 떠다니는등 물이 예전같지 않았다.
실제로 이들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해수욕장 개장(7월5일)이후 8월20일까지 47일동안 두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49만2천여명이었으나 올해는 개장이후 7일까지 34일동안 겨 우 6만8천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바닷물이 해수욕장으로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송도와 북부.칠포.월포.구룡포등포항 7개 해수욕장의 바닷물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북부해수욕장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환경부가 정한 해수욕장 수질기준치인 2.0~3.0(2등급)보다 훨씬 높은 6.
2으로 나타났다.
질소농도도 기준치(0.1)보다 20배이상 높은 2.34~2.
74으로 조사됐다.또 대장균도 기준치(1백㎖당 1천마리)보다 80배가 많은 8만마리가 검출됐다.
송도해수욕장은 연중 평균 COD는 2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나 인.질소의 오염도가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시민들이 내쏟는 생활오수와 철강공단의 오염물질이 정화되지않은채 그대로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다.포항항을 끼고 있는 영일만도 지난해 네차례의 수질조사에서 COD가 평균 2등급(2.5)을 유지했으나 올들어 두차례에 걸친 환경부 국 립환경연구원의조사에서는 3등급(3.2)수준으로 떨어졌다.
3등급(COD 3.0이상)수준의 바다에서는 해조류의 양식은 가능하지만 고기의 산란과 번식은 어렵다.또 인근 구룡포.강구.
울진항연안도 올해 국립환경연구원 조사결과 지난해초 1등급에서 2등급(COD 2.0~2.5)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대해 포항시 김광열 공보실장은 『북부와 송도해수욕장이 지난해부터 크게 오염되고 있으나 피서객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3천여명의 상인들에 대한 생계대책이 없어 해수욕장을 폐쇄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건설중인 하수종말처리장이 내년말 완공되면 오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항=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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