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BS드라마 '남자대탐험' 작가 한준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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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성의식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공감과『성에 집착하는 남성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했다』는 비난이 맞서화제를 모았던 SBS 드라마스페셜 16부작 『남자대탐험』이 1일 막을 내렸다.
지난달 26일 방송위원회로부터 「시청자 사과방송」이라는 중징계까지 받는등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던 작가 한준영(30.사진)씨를 만났다.대탐험의 성과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마지막회까지 마쳤지만 너무 아쉬움이 커요.못다한 얘기들이많거든요.남자탐험이란 소재는 좋았지만 솔직히 벅찼어요.미혼여자의 남자에 대한 지식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죠.알음알음 들은 얘기에다 학창시절 간접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썼지만 다소 여과가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았죠.』 이번 탐험에 대한 자체 평가가 결코 후하지만은 않다는 말이다.그래서 그는 연륜이 쌓이면 남자의 일.사랑.야망탐험에 다시 나서고 싶다고 말한다.작품에 관한뒷이야기를 가능한한 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야기가 진전되면서 나름의 드라마관도 풀어냈다.
『시청자들의 다양한 비판도 들었어요.다소 무리가 있었던 점 잘 압니다.그러나 드라마는 현실과 똑같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판에 박히고 정형화된 일상의 탈출구로 드라마를 볼 수도 있는 거라고 봐요.』 그래서 그는 앞으로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만화같은 이야기들을 그려낼 거라고 한다.주시청자층은 극중 「영천댁」같은 부류의 보통사람들로 계속 상정할 거라는 얘기다.작가 자신의 남성관을 은근히 물어보았다.
『「강영웅」같이 한 여자만 사랑하는 남자는 세상에 없다고 봐요.차라리 「진만두」같은 스타일에 호감이 가요.드라마에도 그려내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남자는 불쌍한 존재라고 봅니다.지워진책임이 너무 버겁잖아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구성작가를 거쳐 93년 KBS 『드라마 게임』으로 데뷔한 그는 『일요일은 참으세요』『개성시대』로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은 재원.
『드라마를 쓰느니 차라리 김밥장사하는 게 속편하다』는 그의 말처럼 『남자대탐험』은 대가를 꿈꾸는 그에게 「드라마대탐험 제1 난코스」였는지도 모른다.
글=장세정.사진=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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