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비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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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화장실을 소재로 한 이색연극.극단 차이무(차원이동무대)의 세번째 공연이다.
무대는 어느 이상한 나라 번잡한 도시의 남자용 공중변소.관객을 사찰하는 것으로 이 극은 시작된다.볼일 급한 두 남자의 변기 앞에서의 질서논쟁과 습관성 장염환자의 고통스런 볼일 보기,북한에 두고온 땅 욕심에 통일을 목놓아 부르짖는 인물들로 화장실은 번잡하다.이들이 토해내는 어처구니 없는 일상의 모습들은 결국 막판에 출현한 비밀경찰들에 의해 깨끗이 소독된다.
작가 이상우씨는 『줄거리 없는 장면들의 조합이며 오늘 서울거리에서 찍은 사진들로 구성한 일종의 콜라주』라고 이 작품을 정의한다.「정신환경연극」으로 이름붙인 이 극은 화장실을 무대로 배설과 악취등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더러움을 드 러냄으로써 오늘 우리 세상을 오염시키고 정신을 파괴하는 진짜 공해가 무엇인지 찾아나선다.
1인8역,9역을 맡아 열연하는 배우들의 정신없는 변신연기와 90분동안 암전없이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32개의 장면이 만들어내는 다양함이 볼거리.
배우이자 연출가 박광정씨가 극의 연출을 맡았고 이대연.송강호.오지혜등 독특한 색깔의 연기자들이 앙상블을 이룬다.9월8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금.토.일 오후4시30분.7시30분 동숭아트센터 스튜디오시어터.763-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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