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과학자’ 담담한 자서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0호 06면

2006년 7월 캘리포니아공대와 공동 지질 연구를 위해 데스 밸리(Death Valley)로 향하던 중 이상묵 교수가 운전하던 차가 전복되었다. 이 교수의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되었다. 네 번째 척추가 완전 손상됐다는 진단을 듣고 그는 생각했다. “이런, 괜히 큰돈 쓰면서 정밀 진단 받았잖아.” 그나마 다친 사람이 자신뿐이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넉 달 뒤 같은 차에 탔던 제자 이혜정씨가 이세상 사람이 아닌 것을 알았다. 6개월 뒤인 지난해 3월 그는 휠체어에 의지해 강단에 다시 섰다. 올해는 혜정씨를 추모하는 장학금을 출연했다. 현재 이 교수는 대학 교육과 장애인 권익 사업에 열심이다.

그동안 하도 돌아다녀서 앞으로는 풀어 내고 연구할 일만 남았다는 그는 스스로를 ‘재활용 인간’이라 부르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이번 달 출간된 이 교수의 자서전에는 유수의 학자들과 어울려 세계를 탐험하던 생생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