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워야 진짜 실력 발휘-애틀랜타 화제 2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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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마라톤 하는 날 엄청나게 무더웠으면 좋겠는데….』 아이스크림 가게주인의 희망사항이 아니다.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에 혀를 내두르고 있지만 수은주가 더 올라가기를 기다리는 선수가 있다.
싱가포르의 여자마라톤 대표선수인 이본 댄슨.
마라토너로서는 한물간 37세의 주부마라토너지만 싱가포르는 댄슨이 사상 처음으로 육상에서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댄슨은 날씨가 무덥고 습할수록 잘 달리는 특이한 체질의 선수이기 때문.
게다가 싱가포르의 찜통같은 정글속에서 「지옥훈련」을 거친 댄슨에게는 애틀랜타의 무더위 정도는 오히려 애교에 불과하다.
지난 94년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열린 영연방체육대회 육상경기에서 다른 선수들은 모두 티셔츠 차림이었지만 댄슨은 추위를 막기 위해 온몸에 올리브기름과 바셀린을 바르고 나섰을 정도.
『털모자를 쓰고 장갑을 낄까도 심각하게 고려했었죠.』 댄슨의말이다. 몸무게 38㎏,151㎝의 단신인 댄슨은 원래 영국출신.94년 영연방 친선체육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 기대를 모았던 댄슨은 싱가포르로 귀화했다.
댄슨에게는 영국날씨가 「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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