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은 작게,음료수병은 크게-소비자 욕구변화따라 민첩대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음료수병은 커지고 술병은 점점 작아진다.
음료는 「갈증해소보다 만족감」을,술은 「취하기보다 즐기기」를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관련업계가 민첩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동아오츠카는 19일부터 포카리스웨트를 기존의 2백50㎖.3백40㎖에서 용량을 대폭 늘려 들고다니며 마실수 있는 크기인 5백㎖짜리를 개발해 시판에 나섰다.
또 한미약품은 뉴에이지(신세대) 음료를 표방해 천연과즙음료인미스틱 4종류를 시판하면서 보통 3백50㎖크기보다 훨씬 큰 4백73㎖짜리를 판매하고 있다.
음료업계에서는 그간 3백50㎖ 안팎이 갈증해소로 가장 적당한것으로 알려져 이에 맞춰 제품생산이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신세대들이 들고다니며 마시는 미국식 음료습관을 본뜨는데다 체격이 커져 실제로 이들을 만족시키기에는 5백㎖ 안팎은 돼야한다는 근거에서 출발해 점차 전체 음료소비계층으로 확산되는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술은 건강을 고려하는 현대인들을 겨냥해 맥주.소주뿐만아니라 위스키까지 만취되지 않을 정도의 소량화하는 것이 큰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맥주는 종전에 6백40㎖짜리가 주종이었으나 최근들어서는 시판되고 있는 제품의 80%가 5백㎖인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또 캔맥주도 신세대들의 음주패턴을 반영해 OB.조선.진로등 3사에서 원샷캔인 2백40㎖짜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특히 소주도 최근 고급품이 선뵈면서 진로가 30년만에 처음으로 참나무통맑은술을 기존제품(3백60㎖)보다 60㎖나 작은 3백㎖짜리로 선봬 관심을 집중시켰다.
보해의 김삿갓과 경월의 청산리벽계수등도 기존제품보다 10㎖나작은 3백50㎖짜리로 시판하고 있다.
이밖에 위스키도 94년 진로임페리얼이 종전의 7백㎖용량의 대형 제품에서 5백㎖로 시장을 완전장악하자 OB와 조선도 이에 가세해 술병이 작아진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2백㎖짜리 미니병인VIP(진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강대의 하영원 경영대교수는 『음료는 소비자욕구 뿐만 아니라유통업체들도 물류비 등을 고려해 점차 대형 용기를 원하는 추세』라며 『그러나 주류는 집단 음주형태보다 개인이나 가족적인 음주문화로 옮겨져 소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정기환.김시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