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BK21 선정에 문제있다”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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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강대가 ‘BK(두뇌한국)21’ 사업단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강대 경제학부는 16일 “학진의 불공정한 심사로 BK21 사업단 선정에서 탈락했다”며 “12일 서울행정법원에 사업단 선정 취소 청구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BK21사업 선정과 관련해 대학이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이다.

서강대 경제학부 남성일(54) 학장은 “학진은 교수들의 공동 저술 실적 4건을 ‘오기재(허위기재)’로 판정했다가 이의를 제기하자 오기재가 아니라고 번복했지만 재평가 없이 0점 처리 했다”고 주장했다. 저술 실적은 인정·불인정·오기재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인정은 득점, 불인정은 0점, 오기재는 감점된다. 서강대 측은 ‘오기재’ 번복으로 감점은 취소됐지만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남 학장은 “다른 대학은 비슷한 사례에 실적을 인정해줬다” 고 말했다. 학진 최준호 전문위원은 “예비 평가 결과를 통보하는 단계로 대학들의 이의신청을 받고 답변을 할 예정이었는데 서강대가 일방적으로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가위원들이 ‘서강대 경제학부는 평가를 처음 받아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오기재 감점을 안 했을 뿐 득점할 실적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소송으로 번진 BK21=학진은 교육과학기술부 위임을 받아 2조300억원 규모의 BK21 2단계 사업(2006~2012년)을 진행 중이다. 올해 2단계 사업에서 중간평가를 통해 일부 사업단을 교체(탈락·신규편입)할 예정이다. 서강대가 소송을 낸 분야는 인문사회의 ‘경제·경영패널’이다. 현재 5개 대학 사업단이 운영 중이다. 2단계 사업에 선정된 곳은 매년 5억씩 4년 동안 20억원을 지원받는다. 학진은 심사를 통해 5개 대학 중 성적이 제일 낮은 한 곳과 신규 신청한 곳 중 성적이 제일 좋은 한 곳을 비교해 한 곳을 최종 선정해 5개 대학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서강대는 올 4월 신규 신청했다. 232.35점(300점 만점)을 받아 신규 신청한 다른 대학의 경제학부(233.98점)에 1.63점 차로 뒤져 탈락하자 소송을 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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