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달러 확보 비상 … 국내도 ‘기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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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회사들은 달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채권 발행은 사실상 중단됐다. 외국 금융회사들이 현금을 늘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외화 빌리기가 더 힘들어진 것이다. ‘달러 기근’이 심해지면 금융회사들은 대출을 죌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원화 환율이 오르고, 기업과 가계의 자금난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11일 예정했던 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연기한 데 이어 산업은행도 이번 주 1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려던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정부와 국책은행이 물러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민간 금융회사들이 돈을 빌리겠다고 나서기는 더더욱 어렵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큰 규모의 자금을 장기로 마련하려면 공모채 발행이 필요한데, 하반기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달러를 조달하는 비용도 치솟고 있다. 가산금리 책정의 기준이 되는 우리나라 국채(5년 만기 외평채 기준)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1일 1.36%에서 15일 1.58%로 치솟았다. 개별 은행의 경우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인 2.7~2.8% 선까지 올라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전의 0.2~0.3%에 비교하면 10배가량 오른 것이다.

불똥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정부와 금융사로 튀고 있다. 태국·인도네시아·멕시코 등의 CDS 프리미엄도 0.2∼0.3%포인트 치솟았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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