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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한국 '삶의 質' 29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애틀랜타 올림픽의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이 과연종합성적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선수단은 일단 10위권 이내 진입을 기본목표로 삼고,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의 성적(7위)유지가 무난하다는 판단이었으나 현지에서의 경쟁상대 전력 등을 평가.분석한 결과 그 이상의 성적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만약 한국선수단의 최고 기대치인「세계 4위」가 실현되는 경우세계 스포츠계에서 한국은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할게 분명하다.
88년 서울 올림픽때도 4위를 차지했으나 개최국의 프리미엄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면 이번 애틀랜타에서의 4 위야말로 명실공히 스포츠강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더구나 1백60개국이 참가했던 서울올림픽때와는 달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회원국인 1백97개국이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할수만 있다면 한국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지게 돼있다.
하기야 한국인은 승부근성이 강하고 상향(上向)의식이 투철한 민족이니 스포츠에서 그처럼 발군의 성적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70년대 이후 「체력은 국력」이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이뤄진 강력한 지원이 스포츠강국의 바탕이었다.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스포츠는 국력이 아니며,스포츠에서의 순위가 다른 분야에서의순위까지 대신하는 것도 아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가령 미국의 인구위기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살기좋은 나라」 순위나 일본의 공사채(公私債)연구소가 발표하는 「국가안정도」 순위에서 한국은 항상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특 히 지난해 7월 베를린의 국제청렴기구가 발표한 「국가청렴도」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41개국중 27위를 차지해 「부패국가」의 이미지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96년도 「인간개발보고서」도비슷하다.「삶의 질」의 척도를 나타내는 인간개발지수(HD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백74개국중 29위를 차지했다.비교적 상위그룹에 속해있고,91년 이후 매년 1~2등급씩 당겨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스포츠를 따라가려면 멀었다.물론 스포츠와 「삶의 질」의 순위가 정비례하는게 가장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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