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군 경계태세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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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추석 연휴를 맞아 군사대비를 강화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뇌수술로 북한 정세가 불안해질 가능성에 대비해서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전군은 추석 연휴기간 유사시 즉응태세를 포함한 군사 대비태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긴급 구조구난 의료지원 태세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12일 전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북방한계선(NLL)과 강안 및 해안, 군사분계선(MDL) 일대 등에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군 지휘관은 가능한 한 자신이 맡고 있는 위수지역을 떠나지 말도록 했다. 상황이 발생하면 부대로 돌아와 즉각 군사적인 조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확전되지 않고 현장에서 끝낼 수 있도록 준비를 완벽하게 하라고 평소 지시해 왔다.

군 당국은 또 연휴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긴급 재난상황에 대비해 전국 지역별로 부대에 비상대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민간으로부터 구조 요청이 있으면 곧바로 긴급 지원에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장관은 이어 “지휘관 및 간부들은 검소한 추석 보내기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간소한 선물을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있지만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선물을 보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북한 지역은 대체적으로 조용하다”면서 “북한군도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 위원장이 뇌수술을 받은 뒤에도 북한군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김 위원장의 뇌수술 소식이 최근까지도 북한군 내에 전파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서해에서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 수 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남쪽으로 내려왔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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