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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特需 극장가 할리우드 大作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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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해마다 여름방학철이 되면 국산영화의 개봉이 뜸해진다.성수기의특수를 노리고 들어오는 할리우드의 흥행대작들과 경쟁이 어려운데다 극장잡기도 힘들기 때문이다.올해도 예외가 아닌듯 하다.
4,5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던 국산영화들이 7월 들면서 뜸해졌다.이번주에는 『보스』,다음주에는 『알바트로스』가 각각 한국영화의 명맥만을 유지해줄 뿐이다. 반면 할리우드의 대작들은 줄줄이 들어오고 있고 흥행성적도 상당하다.6월에 한발 앞서 들어온 『미션 임파서블』과 지난주 개봉한 『이레이저』가 주말에는 예매를 하지 않고는 표를 구하기 어려울 만큼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에는 『트위스터』와 『록』이 한꺼번에 개봉된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이번주는 외화도 개봉작이 적어서 『비욘드 랭군』과 만화영화 『노틀담의 꼽추』 두 편이 선보인다.
『비욘드 랭군』은 88년 미얀마 민주화항쟁을 8년만에 발굴해조명한 미국영화.개인적인 아픔을 잊기위해 미얀마에 관광왔다가 시위에 휘말린 미국인 여의사의 시각을 통해 선진국 사람들이 잊고사는 휴머니즘의 회복을 역설하고 있다.
이야기 구조가 『킬링필드』와 비슷해 그같은 휴먼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작품.버마인 주인공 아웅코가 개봉 당일 상영관인 호암아트홀에서 사인회를 갖는다.
80년 광주민주항쟁과 87년 6월항쟁등 민주화를 향한 몸부림과 아픔의 기억이 아직 생생한 우리에게 중량감 있는 공명현상을일으키는 영화다.시사회에 참석했던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은 『매우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영화』라고 극찬했으며 김 대중(金大中)국민회의 총재는 직접 이 영화를 수입하려고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틀담의 꼽추』는 월트디즈니사의 만화영화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스펙터클한 장면이 볼만하다.특히 만우제 축제장면과 6천여명의 군중이 압제자에게 항거,봉기하는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다.
모두 일곱 번이나 영화화된 빅토르 위고의 원작소설을 각색했지만 이전 실사영화들과 달리 꼽추 콰지모도를 사랑스러운 캐릭터로만들고 마지막을 해피엔딩으로 처리한 점이 특징.음악과 컴퓨터 그래픽이 디즈니 만화영화중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인들도 볼만한 내용이지만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어둡고 잔인한 장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국내상영용 필름은 자막판과 더빙판 두 종류가 있는데,극장에 따라 다르다(문의 527-0404). 유영진 감독의 『보스』는 영화자체보다 한때 국내 주먹계를 이끈 인물 조양은씨가 직접 출연하고 감수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된 작품.조씨의 전 후배들이 대거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직접 주먹세계에 몸담았던 인물들이 제작에 참여한만큼 소 문으로만 듣던 조직의 생리가 어떤 것인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특히 이 영화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액션장면은 박진감이 넘치는데,실제처럼 치고 때린 촬영이 많아 여러명이 병원에 실려나갔다는 후문.조양은씨와 평소 친분이 있는 독고 영재가 출연하며 조씨의 부인도 모습을 나타낸다.
상영하고 있는 영화중에서는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와 비거스 루나 감독의 『달과 꼭지』가 할리우드영화와 같은 속도감은 없지만 잔잔한 울림을 주는 수준작으로 꼽힐만 하다.
남재일.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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