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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와 기발함으로 무장 삐삐밴드 2집 '불가능한 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삐삐밴드의 출세작 『딸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딸기가 좋아」라고만 외칠뿐 「이제는 뭔가 나오겠지」라고 기다리던 청자(聽者)의 기대를 여지없이 깨뜨리며 싱겁게 끝난다.파격의 연속이었던삐삐밴드의 데뷔음반 『문화혁명』은 그러나 젊은층 을 중심으로 예상외의 인기를 얻었다.그것은 삐삐밴드의 음악이 거창하고 엄숙한 것을 체질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신세대 정서의 가벼움에 딱들어맞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1일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삐삐밴드의 2집 『불가능한 작전(미션 임파서블)』 또한 예의 장난끼와 솜사탕같은 가벼움이 가득한음반이다.기발함과 파격이란 면에서는 전작 『문화혁명』을 능가한다. 가령 첫곡 『슈퐁.크』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를 흉내낸 것같은 이윤정의 갈라지는 목소리와 깔깔대는 웃음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따라 웃지 않을수 없다.
『밥을 먹지 않으면 뱃가죽이 쑥 들어가버려/머리가 핑핑 돌기까지 한다구/이 병에 대해 아는 사람 손좀 들어봐.』 가사도 익살스럽다.
전형적인 3화음 진행의 통기타 반주로만 일관해 단순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 노래는 녹음실의 분위기를 최대한 실감나게 전달한다.이윤정이 중간중간에 『2절 있어요』『3절 있어요』『끝이에요』라고 알리는 대사와 기타를 치던 박현준이 『또 있어』라고 되묻거나 『됐다』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이 생생하다.
『유쾌한씨의 껌 씹는 방법』은 제목만큼 유쾌한 노래고 『에스오 에스』나 『생일』 또한 재기발랄함이 넘치는 노래다.삐삐밴드의 멤버들은 『항상 색다른 표현에 도전하고 싶다』며 『사람들이우리 음악에 이입됨으로써 좀 더 색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삶에 대해 생각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2집 출반의 변을밝혔다. 남진의 『님과 함께』등 70년대의 흘러간 가요들을 삐삐밴드 식으로 편곡해 부르는 리메이크 음반은 9월께로 발매가 늦춰졌다.이 음반에는 패닉과 삐삐밴드가 함께 연주한 곡을 수록할 예정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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