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기태 발목부상 암영 씻고 홈런포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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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가장 상대하기 힘든 타자가 누구입니까.
『김기태가 가장 어렵지요.』 -왜 그렇습니까.
『뭐든지 받아치고 힘까지 좋으니 두려울 수밖에요.』 많은 투수들이 김기태를 「무서운 타자」로 꼽고 있다.
광주일고.인하대 졸업후 91년 쌍방울 입단.92~94년 지명타자 부문 골든 글러브 수상.94년 최다홈런(25개)및 최고 장타율(0.590).
화려한 경력에 걸맞게 김기태는 연봉 1억1백만원으로 타자중 최고다.그러나 팀성적 부진으로 항상 빛을 잃었다.9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올스타로 뽑혔고 한.일 슈퍼게임에도 나갔지만 신이 날리 없었다.
올해도 「우울한 스타」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듯했다.
처음에 잘 나가던 팀이 순식간에 곤두박질했고 더구나 자신은 5월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2군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은 더했다.
팀의 부진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어 완전치 못한 몸이지만 한달만에 1군에 복귀해 전주구장 덕아웃에 나타난 지난 19일.
마치 김의 염원에 하늘이 감동한듯 이때부터 팀의 연승가도가 시작됐다. 19일부터 지금까지 전주 LG전 3연승,대구 삼성전 3연승,인천 현대전 2연승등 팀창단 이후 최다인 8연승 행진을계속하고 있다.
김기태는 중심타자답게 대타로 출전하면서도 팀의 승승장구에 큰기여를 했다.25일 드디어 복귀이후 첫 안타를 적시타로 연결시켰고 26일에는 6회에 대타로 나와 42일만의 홈런,그것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홈런을 때려내 부상의 암영 을 씻어냈다.
팀순위는 4위지만 2위 해태와 승률 8모 차이로 2위 같은 4위다.팀의 집중력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싶은 김기태의 소원(?)도 이뤄질 것이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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