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한약값 큰 폭 내림세-30만원대 녹용첩약 15만원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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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약사들의 한약조제사 면허시험 무더기 합격후 시중 일부 약국에서 판매하는 한약값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경기도광명시 60여개 약국과 인천시 연수구의 50여개 약국은6월초부터 「시중가 30만원선인 녹용 포함 첩약은 15만원,15만원대의 일반 첩약은 5만~8만원으로 인하했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약국 입구에 써붙이고 일제히 내린 가격으 로 한약을 팔기 시작했다.
연수구 약국들의 경우 6월초부터 「녹용대보탕=15만원,십전대보탕=5만원.한의원 약을 갖고 오면 절반값에 똑같이 조제해 주겠다」는 내용의 포스터와 전단을 일제히 주민들에게 돌렸다.
제주시의 유명약국(약사 좌석훈)등 도내 거의 모든 약국들도 7월1일부터 20첩 1제당 녹용 포함 첩약은 15만원,일반 첩약은 5만~8만원에 판매키로 하고 전단.포스터 등 주민홍보물 제작에 들어갔다.녹용이 들어간 첩약의 종전 시판가 (평균)는 한의원이 32만4천3백원,약국이 22만2천원선이고 일반 치료약은 한의원이 12만원,약국이 4만1천7백원선(보건복지부 5월 조사)이었다.
이처럼 한약값을 내린데 대해 강봉윤 인천 연수구 약사회장(인천 강봉윤약국)은 『한.약분쟁이 결코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소비자권익을 위한 것임을 알리기 위해 분회 회원들의 뜻을 모아 가격파괴 운동을 확산시키기로 한 것』이라며『충격적 요법이 아니고선 거품가격을 조기에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당분간 마진은전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서광진 대한한의사협회 이사(광진한의원.서울양천구)는『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을 질보다 가격으로 경쟁하겠다는 약사들의발상이 놀라울뿐』이라며 『자신들이 그동안 대형약국들의 난매(질관리에 관계없이 고객확보만을 위해 약값을 임의 조정)행위를 비난해온 논리와도 모순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업계 일부에서는 이같은 한약값 인하조치에 대해 5월말 한약조제 시험에 합격한 2만3천여명의 약사들이 곧 한약을 취급할 것에 대비,미리 단골고객 확보차원에서 서둘러 한약값을 내린것이 아닌가 말하기도 한다.
지난해말 현재 전국 약국수는 2만9백31개로 이중 한약을 취급중인 약사는 9천2백7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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