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육상시작한 진경미양과 집념의 체육교사 김원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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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장애의 아픔을 넘어 내일을 향해 달리겠어요.』 장애의 고통을 딛고 용감히 일어선 한 여고생과 집념의 체육교사가 엮어낸 감동의 드라마가 있어 화제.화제의 주인공은 전남함평군 나산고등학교 진경미(陳京美.17.고2)양과 전국가대표 육상선수 김원식(金元植.34)교사.7세때 여물 절단 기에 잘못 손을 넣어 왼팔을 잃은 경미가 10년만에 꿈을 되찾고 육상을 시작한 것은 오로지 金교사의 설득과 열성 때문이었다.
LA올림픽 참가등 7년간의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3월 고향학교에 내려온 金교사는 한 팔이 없지만 놀라운 순발력을 갖고 있는 경미의 재능을 발견했다.그러나 아버지진용원(45)씨에게 『난 커서 육상선수 아니면 안할래요』라고 말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했던 경미는 육상부에 들라는 金교사의부탁을 거절했다.이미 접혀진 날개를 펴기가 두려웠기 때문.
金교사의 설득은 계속됐고 경미는 노력하다 안되면 그만두는 조건으로 육상부에 들었다.
육상부에 들 당시 14초대였던 경미는 이후 金교사의 지도아래놀라운 기록향상을 보이며 단숨에 12초대로 기록을 끌어올렸다.
그덕에 경미는 지난달 16일 치러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1백와 4백를 모두 석권,2관왕의 영예를 안았고 다 음달초와 9월로 예정된 세계대회와 아시아대회에 연속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얻었다. 경미는 『달릴 때 모든 근심을 잊어 버려요.저의 목표는 애틀랜타 장애인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겁니다』라고 의욕을 보였다.金교사는 『경미의 밝은 성격이 기록 향상을 앞당기고 있다』며 『팔굽혀 펴기.옆구리 운동등 경미가 할 수 없는 운동 을 나도 모르게 시켰을 땐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학업성적도 우수한 경미의 장래 희망은 「사회복지사」.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단다.그러나 지금은 만화영화 『달려라 하니』의 주인공 하니처럼 슬픔대신 기쁨을 선사하는 달리기 선수이고 싶다고 말한다.경미는 인기만화영화 『달려라 하니』의 주인공 하니처럼 슬픔을 하늘로 날려버리고 앞을 향해 달려가는 소녀이고 싶다.
함평=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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