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박재홍 타격폼 해법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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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블루(Blue)란 말은 푸르다는 뜻이고 푸른 색은 보통 「정의」의 상징이다.그래서 그라운드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심판들에게는 푸른 옷을 입힌다.메이저리그에서도 심판을 더 맨 인 블루(The Man in Blue)라고 부른다.
25일 인천구장에서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현대 박재홍의 타격자세에 관해 거친 항의를 했다.
쌍방울 선발 박성기가 박재홍을 맞아 2구째를 던지는 순간 쌍방울 벤치에서 코치들이 뛰어나왔다.
항의 내용은 박이 타격자세에서 앞발인 왼발을 내딛는 순간 타석을 벗어난다는 것.지난 5월부터 논란이 되고있는 내용이다.
김성근감독 뿐만 아니라 백인천(삼성),김응룡(해태)감독등이 경기도중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고 김용희(롯데)감독도 『저래서는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이날 주심을 맡았던 이일복심판원은 김감독에게 『우리나라에는 전례가 없어 메이저리그 심판부에 질의를 했다.질의결과 문제가 없다는 회신이 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그러자 김감독은 『그런대답이 있었다면 현대를 포함한 8개구단에 공식적 으로 통보를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심판들만 그렇게 알고있으면 되느냐.메이저리그가 그랬다고 우리도 무조건 따라야 하느냐』며 선수들을 철수시키는등 강력하게 항의했다.
박재홍의 타격자세가 논란이 된지는 벌써 2개월이 넘었다.심판위원회에서 국내에 전례가 없어 미국에까지 질의를 했다면 그 노력은 가상하다.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한번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블루에는 「우울하다」라는 뜻도 있다.
올해들어 「주먹구구」「무사안일」의 비난을 받고 있는 심판위원회가 박재홍의 타격폼에 대해 명쾌한 해석을 못내리고 감독들과의불신을 풀지 못한다면 「더 맨 인 블루」는 「그라운드의 파수꾼」이 아닌 「우울한 사람」으로 해석될 것이다.
이태일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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