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남성듀오 록밴드 유앤미 블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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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재미교포 1.5세인 록밴드 유앤미 블루의 방준석(26)과 이승렬(26)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제대로 된 인터뷰가 어려울지모른다고 생각했다.그들이 발표한 두장의 음반이 흔히 말하는 「버터 냄새」로 가득했던 터라 한국말에도 서툴거라고 지레 짐작했던 것이다.그런데 서울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들은 완벽한 우리말로 자신들의 음악과 남다른 삶의 경험을 얘기했다.
『뉴욕주립대 빙햄턴대에 다녔는데 준석이와 기숙사 룸메이트가 됐죠.서로 취향이 비슷해 함께 음악을 하게 됐고 메릴랜드에서 열린 한인 가요제에 나갔어요.그때 심사위원으로 왔던 가수 이수만씨의 제의를 받고 93년 귀국했어요.「세상 저편 에 선 너」등 데뷔음반에 수록된 곡들의 절반이상은 미국에서 만든 노래들입니다』(이승렬).
94년에 나온 유앤미 블루의 데뷔음반은 음악인들 사이에선 상당한 호평을 얻었다.하지만 이 음반은 소속 기획사의 사정으로 시중에서 거의 유통되지 못한 채 묻혀버렸고 그들은 서울 대학로와 홍대입구의 라이브 클럽 공연을 통해 서서히 명 성을 쌓아왔다.많은 골수 팬들이 기다려온 2집이 지난달 발매됐고 방준석의애절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지울 수 없는 너』가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에 대해 너무 이국적이라고들 하죠.우리는 그냥 솔직하게 느낌을 표현할 뿐인데 자라면서 들어왔던 음악의 영향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가 봐요.2집을 만들때는유앤미 블루만의 색깔을 내려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방준석). 스스로의 표현처럼 유앤미 블루의 음악은 국내가요에서는 무척생소한 종류의 것이다.굳이 분류한다면 아일랜드 그룹 U2로 대표되는 모던 록에 가깝다.그래서 국내 가요팬의 감수성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들이 많다.하지만 2집에 수록된 『지울 수 없는 너』나 『어떻게』는 별로 이질감이 들지않는 발라드로 무척세련된 느낌을 준다.
유앤미 블루의 최대 장점은 보컬의 음색이다.담담한 듯하면서도열정적인 방준석의 목소리나 날카롭지만 가성이 적절히 섞여 때로는 몽상적인 느낌을 주는 이승렬의 목소리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인기에 집착하지 않은 의연함과 음악에 대한 진지 한 자세는 그들에게 쏟아지는 기대를 크게 거스르지는 않을 것 같다.
글=예영준.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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