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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 추 ~’ 황금방망이 MLB선 내가 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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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가 힘차게 스윙을 하고 있다. 추신수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33에 5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클리블랜드 AP=연합뉴스]

부산발 폭주기관차 추신수(26·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속력을 높이고 있다. 최희섭(KIA)이 보유한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 타자의 기록을 모두 바꿔놓을 태세다.

추신수는 1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좌익수 겸 6번 타자로 출전해 시즌 9호 아치를 그렸다. 0-1로 뒤진 2회 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상대 선발 라이언 스미스의 142㎞짜리 직구를 때려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인디언스는 4-6으로 졌지만 전날(8월 31일 시애틀전) 9회 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동점포를 쏘아올린 추신수의 팀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에릭 웨지 인디언스 감독은 “추신수는 완벽한 선수가 될 자질이 보인다. 왼 팔꿈치 수술(2007년 9월)을 받은 그에게 어느 정도 기대를 걸어야 할지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추신수는 잘 견뎌냈고, 빅리그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신수는 최근 10경기에서 36타수 12안타(타율 0.333)에 5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이 사이 인디언스는 9승3패(추신수는 두 경기 결장)의 호성적을 거뒀다. 팀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렵지만 유망주 추신수의 성장세에 웨지 감독은 흐뭇하다.

추신수는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겠다는 각오다. 1일 현재 추신수는 타율 0.276(232타수 64안타), 9홈런, 42타점을 기록 중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의 2004년 기록을 뛰어넘을 태세다. 최희섭은 당시 플로리다 말린스와 LA 다저스에서 총 126경기를 뛰며 타율 0.251(343타수 86안타), 홈런 15개, 타점 46개를 기록했다.

어깨 수술과 재활로 인해 6월부터 뒤늦게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추신수가 남은 27경기에서 최희섭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타점은 5개, 안타는 23개, 홈런은 7개 추가하면 최희섭의 기록을 넘어선다.

부산고 시절 추신수는 ‘박정태(현 롯데 2군 타격코치)의 조카’로 유명세를 치렀다. 삼촌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하며 135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어느덧 미국 생활 9년째. 클리블랜드 홈구장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선 이제 “추~ 추~”라는 응원 소리가 들린다. 그의 성이 미국식 기차소리의 의성어와 같아 시작된 응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홈런에 대한 기대감까지 담겼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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