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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노장 박철순 투혼OB,해태에 1대0으로 승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해태선발 이강철과 OB선발 박철순.
길지않은 역사의 국내 프로야구가 낳은 걸출한 투수들답게 두 투수는 혼신을 다한 역투로 투수전의 백미를 보여주었다.
이강철은 「수명이 짧다」는 언더핸드로 국내 프로야구 사상 유일하게 7년연속 두자리 승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를 확실히보여주었고,등판할 때마다 국내 프로야구의 역사가 되는 중년 박철순은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는 투혼을 불살랐다.
이강철은 이상하게도 OB전에는 약세를 보여 프로데뷔 이후 8승16패를 기록중이다.반면 박철순은 94년6월24일 이후의 6연승 포함,해태전 18승7패로 호조다.
박은 5회초 1사2루에서 이종범의 총알같은 타구를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이강철도6회말 선두타자 강형석의 빠른 타구에 오른쪽 어깨를 맞았으나 타구를 처리한 뒤에야 쓰러져 응급치료를 받는 강 인한 정신력을발휘하며 맞장구를 쳤다.
또 박철순이 2회 1사만루에서 해태 9번 김태룡을 노련하게 병살타로 유도해 처리했고,이강철은 1사3루 위기에서 3번 김종석을 삼진으로 잡아낸뒤 4번 심정수마저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결국 7회 2사2루에서 마운드를 후배 김상진에게 넘겨주며 무대를 떠난 박철순이나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다시 OB전 1패를 안은 이강철 모두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었다.이강철은 7안타 탈삼진 10개,박철순은 6안타 탈삼 진 2개의 호투였다.
OB는 9회말 선두타자 정수근의 중전안타에 이은 보내기번트와심정수의 좌익선상 2루타로 1-0,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7회 2사2루에서 선배 박철순을 구원한 김상진은 2.1이닝동안 무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화려한 투수전의 끝을 장식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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