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다큐멘터리 나와-CTN "세계의 맥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맥주를 소재로 한 독특한 다큐멘터리 한편이 제작됐다.
다큐멘터리 전문 케이블 CTN(채널29)은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세계의 맥주』(김택기 연출)를 14,21일 밤8시에 방영한다.
그동안 세계의 음식을 소개하는 기행 프로그램에서 맥주가 한두번 소개된 적은 있지만 맥주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
억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세계의 맥주』는 1년여동안의 섬세한기획끝에 제작됐다.특히 각국 맥주 전문가 30여명이 자문과 함께 직접 출연해 내용의 깊이를 더했다.
모든 화면을 해외 로케로 채우기 위해 제작진은 지난 3월부터50여일간 독일.영국.네덜란드.벨기에.아일랜드.체코.미국.일본등 8개국을 동분서주했다.
「세계의 정통맥주」를 소개하는 1부는 맥주에 대한 깊이 있는지식을 전해주는 내용으로 채워졌다.제작진은 오늘날 음식문화에서빠질 수 없는 맥주의 기원이 기원전 4000년께 메소포타미아지역의 수메르인들에 의해 시작됐음을 알려준다.세 계적 맥주의 정통 흐름도 소개한다.
맥주의 유형을 상세히 소개한 부분에 특히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요즘 유행하는 라거타입은 체코와 독일을 중심으로 시작돼 미국으로 전파된 유형의 맥주.현재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미국의 「버드와이저」도 출발점은 체코의 부드바였고,이때문에 체코 민주화 이후 「버드와이저」라는 상표권을 놓고 미 국과 체코간에 분쟁까지 있었다.이밖에 밀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벨기에의 람빅타입,강하고 쓴맛의 영국의 에일타입,아일랜드의 흑맥주 기네스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된다.
2부 「세계로 가는 맥주여행」에서는 술이 아닌 또하나의 문화로 인식된 세계의 맥주 문화를 영상에 담아냈다.폭음과 잡담으로끝나버리는 우리의 음주문화를 반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셰익스피어와 찰스 디킨스가 드나들며 맥주를 마셨다는 영국 런던의 맥주집 조지 인,관광명소가 된 런던의 셜록 홈스 펍등도 소개된다.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작돼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된다는 벨기에의 과일맥주는 사과.딸기. 복숭아와 맥주를 혼합해 만들어내 다양한 색깔과 독특한 향이 특히 인상적이다. 소비자의 까다로운 취향에 맞는 맥주를 개발하기보다 광고에만 매달리는 국내 맥주 제조업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맥주축제 「하이네켄 투어」와 독일 뮌헨의 「호프 브로이하우스」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체코의 맥주박물관에서는 맥주의 역사를 한눈에 볼수 있다.
다큐멘터리 『세계의 맥주』는 우리에겐 단순히 음주의 대상인 맥주가 세계인들에겐 「집약된 하나의 음식문화」로 승화되고 있는사실을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