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여객기 사고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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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과테말라 동부 엘 푸엔테 마을 인근 언덕에 24일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 최소 10명이 숨졌다. [엘 푸엔테 AFP=연합뉴스]

대형 항공기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스페인에서 여객기 추락 사고로 150명 이상이 숨진 지 나흘 만에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또다시 여객기가 추락해 최소 70명이 목숨을 잃었다.

승무원과 승객 등 90명을 태운 키르기스 민영 항공사 ‘이텍 에어’ 소속 보잉-737 여객기가 24일(현지시간) 이륙 후 10여 분 만에 추락했다고 AFP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이 비행기는 오후 8시30분쯤 키르기스 수도 비슈케크에서 멀지 않은 마나스 공항 인근에서 이륙해 이란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키르기스 비상대책부는 “기장을 포함해 20명이 목숨을 건졌으나 나머지는 사망했다”고 밝혔다.

탑승객은 대부분 이란인이었으며 키르기스·카자흐스탄·캐나다·중국·터키인 등도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탑승객은 없었다.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항공기의 기술적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텍 에어는 지난달 24일 유럽연합(EU)이 안전기준 미달로 취항을 금지한 항공사 목록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79년 제작된 사고기는 이륙 후 10분쯤 지나 “기술적 결함이 생겨 회항하겠다”고 관제탑에 알려 왔으나 공항에서 10㎞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화염에 휩싸인 뒤 추락했다고 현지 항공 당국은 밝혔다. 두 달 전 안전검사를 통과한 사고기는 이륙 후 1000m 고도에서 감압(減壓) 경보 스위치가 작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테말라에서도 24일 오전 소형 비행기 1대가 추락해 10명이 숨졌다고 AFP가 전했다. 현지 경찰은 “민간 항공사 소속 프로펠러 여객기가 과테말라 동부 엘 푸엔테 인근 언덕에 추락했다”며 “조종사 2명과 미국인 승객 5명 등 10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스페인에서는 20일 추락했던 항공기와 같은 기종의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긴급 불시착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스페인 항공 당국은 바르셀로나에서 카나리 제도의 란자로테 섬으로 향하던 스판에어 소속 MD-82 여객기가 출발 1시간 만에 스페인 남부 말라가 공항에 불시착했다고 밝혔다. 여객기에는 승객 141명이 타고 있었으며,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철종·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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