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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용천역 폭발 참사] "역 주위 500m 땅 완전히 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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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의 단둥(丹東)시에는 23일 오후부터 북한에서 건너온 화교들을 중심으로 전날 북한 용천(龍泉)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에 대한 목격담이 나돌고 있다.

◇희생자 수=용천 폭발사고로 2000여명이 사망하고 7000~8000명이 부상했다는 소문이다.

사고 당일 용천역에는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무원 이외에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의 역 통과와 관련한 행사가 예정돼 이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 이튿날인 23일 중국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다리를 건너 중국 쪽에 도착하고 있다. [단둥 AP=연합]

◇피해 현장=용천역 주위 500m는 땅이 완전히 꺼졌으며 폭발 지점에는 깊이 10m의 웅덩이가 파였다. 역 주변 건물은 쓰레기 더미에 묻혔다. 파편 확산 범위는 반경 4k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천역 앞 초등학교는 이번 폭발로 무너져 내렸다. 사고 당시 학교 안에는 학생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들은 "어린이 사망자가 엄청날 것 같다"고 전했다. 역 부근에 위치한 철도병원도 사고 직후 완전히 폐허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또 "용천역 부근의 군사학교 건설현장에 동원된 북한군 4개 중대 병력 대부분이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화교는 "우리 집은 폭발 지점으로부터 5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유리창만 깨지는 가벼운 피해를 봤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폭발사건의 피해가 의외로 크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린 최초의 증언이다.

◇구호=사고 현장에는 군인이 대대적으로 투입돼 구출 작업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사고 현장은 군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의 출입이 금지됐다. 23일 오후 1시30분(중국시간) 중국에서 북한으로 구급차 2대가 급히 달려가는 것이 목격됐다. 차량에는 각각 7~8명의 의료진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단둥에서는 제1, 2, 3 병원의 의료진이 모두 긴급 대기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 부상한 화교를 이곳 병원으로 옮겨와 치료하고 있다는 풍문도 돌았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동원령=현재 신의주 부근에 있는 차량이 대거 용천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목격됐다. 단둥에는 신의주 부근에서 운행 중인 모든 차량이 징발돼 용천을 향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신의주에서 용천까지는 철로로 15.3km 떨어져 있다. 용천 부근에 살고 있는 친척들의 부상 소식을 들은 단둥 내 화교들이 의약품과 식음료를 준비해 속속 용천으로 출발하고 있는 것도 목격됐다.

◇국경 통관=단둥에서 신의주로 가는 통로의 문은 통상 오전 8시30분에 열리지만 23일에는 이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9시30분 첫차가 통과했다.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가는 문은 9시30분에 열리지만 이 문 역시 한 시간 늦은 10시30분에 개방됐다.

유광종 특파원

◇질산암모늄이란=용천역 폭발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질산암모늄은 비료와 폭발물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상온에서 고체일 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만 흡습성이 좋아 경유 같은 가연성 물질을 빨아들이거나, 밀폐용기 속에서 강한 충격을 받으면 쉽게 폭발한다. 뇌관으로는 터지지 않고 불을 붙여도 그냥 녹아내리지만 약간의 유기물이 섞인 상황에서는 화약처럼 폭발성을 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질산암모늄은 테러에 자주 사용된다. 1995년 오클라호마 연방건물 폭파사건과 2002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산암모늄이란=용천역 폭발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질산암모늄은 비료와 폭발물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상온에서 고체일 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만 흡습성이 좋아 경유 같은 가연성 물질을 빨아들이거나, 밀폐용기 속에서 강한 충격을 받으면 쉽게 폭발한다. 뇌관으로는 터지지 않고 불을 붙여도 그냥 녹아내리지만 약간의 유기물이 섞인 상황에서는 화약처럼 폭발성을 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질산암모늄은 테러에 자주 사용된다. 1995년 오클라호마 연방건물 폭파사건과 2002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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