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러시아 駐北대사 내정자 발레리 데니소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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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경남대부설 극동문제연구소가 「21세기 한반도 통일전략」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22일부터 힐튼호텔에서 이틀간열리는 학술회의에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가,국제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한반도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가 전문가중 특히 주목받는 북한주재 러시아대사 내정자인 발레리 데니소프외무부 아주국 부국장과,94년 제네바 북.미핵협상을 성사시킨 로버트 갈루치 전 미핵대사(현 조지타운대 교수)를 만나봤다.
[편집자註] 『러시아를 제외한 한반도 4자회담 구상은 납득키어렵다.』 회의 발표문에서 『러시아는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따돌린」 한.미정부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던 데니소프부국장은 다시 한번 러시아가 배제된 한반도문제 의원만한 해결은 어려울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언제 북한대사로 부임합니까.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하원의 비준이 완료된 상태지만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남아 있지요.』 -지난 4월 비탈리 이그나텐코제1부총리와 함께 평양을 다녀 오신 것으로 아는데 직접 목격한북한실정은 어떤지요.
『식량난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같이 심각한 정도는 아닙니다.
평양을 벗어난 변두리지역은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한 만큼 상태가훨씬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방북은 북한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러시아의 시도로 풀이되는데 앞으로의 북.러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방북성과는 한마디로 흡족할만 합니다.우선 91년(한.소수교직후)부터 중단됐던 양국정부간 경제기술협력위가 재개됐습니다.이를 계기로 양국은 현재 1억달러 수준의 교역관계를 종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반도 4자회담과 관련,강석주(姜錫柱)북한외교부 제1부부장이 한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시사했는데요.
『검토중이라고만 말했을 뿐 긍정적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사견으로는 북한이 쉽사리 응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북한을 최종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까지는 아마 수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지요.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온다해도 주 협상대상국은미국이지 한국이 아닐 겁니다.』 -이달초 모스크바를 방문한 공노명(孔魯明)외무장관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친서를 옐친대통령에게 전달하지 못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까.
『친서는 나중에 간접적으로 전달됐습니다.옐친대통령과의 회담이성사되지 않은 것은 대선을 눈앞에 둔 러시아의 국내사정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아직도 자신을 한반도문제 해결의 주요 당사국으로 여깁니까.
『남북평화회담 개최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적극 기여하려는 것은 변함없는 러시아의 입장입니다.아울러 러시아를 배제시킨 4자회담은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강조하고 싶습니다.』 최성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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