汎野 집권 시나리오 나올까 경계-신한국당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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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다.』신한국당 정세분석실의 한 관계자는21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거국내각제 발언을 이렇게평가했다.최근 총선 부진을 둘러싸고 야권내에서 잇따른 두 金총재에 대한 내부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고도로 계산■ 언급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김대중총재의 발언에 대한 논의끝에 발표된 김철(金哲)대변인의 공식논평도 이같은 분석의 연장선상에 있다. 金대변인은 『金총재의 발언을 마치 굉장한 정치경륜인양 오해하고 무조건 추종하고 해석하는 야권의 풍토를 개탄한다』고 말해 은근히 야권내 비판부터 부추겼다.그러면서 金대변인은 『세상의 변화와 시대정신과는 담을 쌓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매일같이차기대권의 도상연습만 궁리하는 야권지도부에 대해 연민의 정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이같은 겉으로의 반응과는 달리 金총재의 발언이 지역간 수평적 정권교체에서 거국내각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즉 金총재의 발언이 계속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와의 연대를 겨냥하며 대통령중심제 에서 내각제까지 차기대권과 관련해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놓으려는 의도가깔려있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신한국당이 『자민련 김종필총재는 국민회의 金총재와의 단독밀담내용을 공개하라』고 공세를 JP에게까지 확대하는 것은 그때문이다.신한국당은 김대중-김종필씨가 2원집정부제 형태의 권력운용을집권1단계 시나리오로,집권후 2원집정부제 형태 의 개헌을 집권2단계 시나리오로 대타협안을 마련해 연대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두 金씨간의 그런 대타협이 성사되면 15대 대통령선거는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대변인 논평외에 강삼재(姜三載)총장등 당지도부가 입을 다물고 주시하는 배경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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