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현대 아반떼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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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준중형 세단’을 표방한 기아 포르테와 이 차의 홍보대사인 탤런트 한지민.


 ‘현대차 아반떼 게 섰거라’.

국내 준중형차(배기량 1500~1800cc) 시장이 달아올랐다. 지난해부터 아반떼가 독주해 왔지만 기아차가 21일 포르테를 내놓았다. 이어 GM대우가 다음달 말 라세티 후속 모델을 출시한다.

기아차는 이날 서울 압구정동 국내영업본부 사옥에서 준중형 세단 포르테의 신차 발표회를 했다.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포르테는 아반떼와 맞붙어도 뒤지지 않는 사양과 성능에다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경쟁차를 압도할 것”이라며 “준중형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겠다”고 말했다.

1~7월 국내 준중형 시장 규모는 9만8706대. 이 중 현대차의 아반떼와 i30이 79%를 점유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을 집약한 포르테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강하게’라는 뜻의 음악용어에서 이름을 딴 포르테는 기아차가 2003년 11월 세라토를 출시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준중형 새 모델이다. 21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이 차는 동급 차종 중 최대의 크기와 출력, 최고의 연비를 자랑한다.

포르테는 전장 4530㎜, 전폭 1775㎜의 크기에 아반떼와 같은 감마 1.6 엔진을 사용해 최대 124마력을 낸다. 연비(자동변속기 기준)는 L당 14.1km로 아반떼(13.8km )보다 뛰어나다. 음성 명령으로 기능을 작동시키는 DMB 내비게이션, 차량 상태와 후진 시 장애물 위치 등을 표시해 주는 계기판, 버튼 시동 스마트키 등 중형 세단에만 적용한 편의사양을 갖췄다.

포르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아차 디자인 경영의 결정판이라는 점이다. 정 사장이 2005년 영입한 폴크스바겐 수석디자이너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디자인을 총괄했다. 외관은 호랑이의 코와 입을 형상화한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는 등 로체 이노베이션과 통일감(패밀리룩)을 줬다. 국산차 가운데 가장 유럽형 디자인 추세에 걸맞은 차라는 것이다.

개발 기간 동안 정 사장은 매달 디자이너와 상품팀 회의를 주관하면서 현대차 아반떼보다 상품성에서 뛰어난 차를 만들도록 주문했다. 그런 결과 버튼 시동 스마트키 같은 첨단 사양이 포르테에 먼저 달렸다.

기아차는 내년에 내수 5만 대, 수출 17만 대 등 총 22만 대를 판매하고 2010년부터는 수출을 20만 대로 늘려 연간 25만 대를 판매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내수 2만 대와 수출 1만 대가 목표다.

포르테의 가격은 아반떼보다 30만원 정도 비싸다. 1.6 가솔린 일반형은 1193만~1711만원, 1.6 가솔린 프리미엄은 1705만~1845만원, 1.6 디젤은 1695만~1965만원이다.

한편 GM대우는 동급 최대 실내 크기를 목표로 라세티 후속인 J300을 다음달 말 내놓을 예정이다. GM대우는 J300을 통해 내수 시장에서 옛 대우차의 명성을 찾겠다는 각오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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