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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박기숙의 여행 아트북

중앙일보

입력


포토그래퍼 박기숙씨의 여행기록은 색다르다. 수첩 한 권이 사진 뿐 아니라 그림·메모로 빼곡하다. 작은 그림 안에는 파란 물결이 일렁이고 태양이 작열한다.

“이 페이지는 태국 코팡안에 처음 도착한 날, 바다를 보고 그린 그림이에요.” 박씨는 사진만으론 못내 아쉬운 여행에서의 감동을 간직하고 싶었다.

“그날 본 바다의 모습은 카메라 만으로 도저히 표현해낼 수 없었죠.” 여행지의 진면목을 담기 위한 그녀의 선택은 아트북. 사진에다 그림 및 글을 곁들이니 느낌이 새록새록했다.

“아트북이라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문방구에서 내가 좋아하는 스티커를 사다가 수첩에 붙여보고 사진도 붙여보세요. 예쁜 컬러로 색칠도 해보고 반짝이도 뿌려보면서 여행지에서의 느낌 그대로를 표현하면 됩니다.”

친구가 선물한 예쁜 수첩 한 권은 그녀의 일부가 됐다. 여행갈 때도 잊지 않고 챙겼다. 부득이 수첩을 못 가져간 여행지에서는 냅킨에 이것저것을 기록해 돌아온 후 수첩에 붙여넣었다. 그렇게 2~3년, 그녀만의 여행 아트북이 완성됐다. 박씨는 수첩을 선물했던 친구에게 인생의 한 부분이 여과 없이 담긴 이 아트북을 선물했다.

손때 묻은 값진 아트북인데 아쉽지 않았을까. 박씨는 새하얀 종이 위에 화장을 하듯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붙이는 과정 자체가 행복이라고 전한다. 그림으로 여행의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자체가 신의 선물이라는 그녀는 “아트북을 만드는 일은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아트북 만들기를 권했다.

아트북은 비밀스런 일기와 달리 가족이나 친한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 여행사진과는 또다른 여운을 전해준다. 이번 휴가는 여행 아트북으로 ‘나만의 소중한 추억’을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

프리미엄 이현경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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