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 다임러 갈라서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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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전략적 제휴가 4년 남짓 만에 결별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2일 "두 회사가 조만간 합작추진 무산을 선언하거나 다임러가 보유 중인 현대차 지분 10%를 모두 처분하는 내용 등의 중대한 발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어 "두 회사 고위급들이 최근 수개월간 일종의 '위기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현대 측은 지난해 투자은행들에 의뢰해 완전 결별을 포함한 선택방안들을 검토해 왔다"고 전했다.

현대차 측은 이에 대해 "노 코멘트(무응답)"라면서도 "다임러와 상용차 엔진공장에 대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내용은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다임러가 50%씩 출자해 지난달 완공한 전주의 상용차 엔진공장은 기술 제휴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가동되지 않고 있다. 두 회사는 당초 전주공장에서 올해부터 상용차 엔진을 양산하고 내년부터는 상용차 1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다임러는 6년 전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가가 52%나 하락(시가 370억유로)했다. 제휴관계인 미쓰비시의 부진, 독일 내에서 고속도로 배후도시 건설 과정에서의 계약 위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와 다임러는 2000년 6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체결 당시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1600cc급 월드카 개발 등 일부 제휴는 이미 무산됐다.

중국에서는 현대차가 베이징기차와 합작공장 독점계약을 했는 데도 다임러가 뒤늦게 뛰어들어 베이징기차와 합작공장을 또 설립하기로 해 두 회사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장정훈.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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