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초 드라마김현수 한 방에 일본 야구 무너졌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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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 04면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의 콧대를 꺾었다. 이승엽이 안타를 때리지 못했어도 새로운 영웅들이 탄생했다.한국이 16일 베이징 올림픽 야구 예선리그 4차전에서 일본에 5-3으
로 승리했다. 한국은 우승 후보 일본마저 꺾고 3연승(중국 서스펜디드 게임 제외)을 달리며 4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겁없는 한국 야구 앞에 일본은 없었다. 악을 쓰고 달려든 일본은 김광현의 강속구에, 이대호의 대포에무너졌다.

승부는 9회 난타전으로 갈렸다.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2-2이던 9회초 2사 1, 2루에서김민재 대타로 김현수를 냈다. 베테랑 왼손투수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하는 스무 살 좌타자. 무리한 승부수처럼 보였다.김현수는 몸쪽 초구를 거침없이휘둘러 파울을 쳤다.바깥쪽으로 빠진 2구는 잘 참아냈다. 이와세는 별 수 없이 낮은 변화구를 던졌고,김현수는 중심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중전안타를 쳐냈다. 2루 주자 김동주는 숨도 쉬지 않고 홈까지 파고들었다. 2-3 역전.

당황한 일본 내야진은 번트를 서둘러 수비하다 안타를 만들어줘 3루 주자 진갑용이 홈을 밟았다. 이어이종욱이 2루 도루를 시도하자 포수 아베가 중견수 앞까지 가는 악송구를 던져 김현수까지 홈을 밟았다.5-2.드라마는 쉽게 막을 내리지 않았다. 미국전에서 3안타를 맞았던 한기주가 9회 등판하자마자 아라이다카히로, 이나바 아쓰노리, 무라타 슈이치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했다.3-5로 쫓기며 무사 2, 3루.선수들은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을 잘 견뎠다.

권혁이 아베 신노스케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한숨을 돌렸고, 이어 등판한 정대현이사토 G.G를 삼진, 모리노 마사히코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선발로 나선 왼손투수 김광현은5와3분의1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호는 0-2이던 7회 투런홈런을 쏘아 올리며 일본 선발투수 와다 쓰요시를 흔들었다.이로써 한국은 프로선수가 참가한 역대 한·일전 상대 성적에서 12승11패로 앞서갔다. 특히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승, 2006년 월드베이스 볼클래식(WBC) 2승1패에 이어 베이징 올림픽 1승을 더해 일본 올스타가 참가한 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했다. 한·일전만큼은 상대가 강한팀을 꾸릴수록 한국은 잘 싸웠다.

세계 제패를 선언한 일본은 쿠바에 이어 한국에도 패하면서 예선리그 2승2패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을 상대로 장외 신경전을 벌였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이를 악물고 더그 아웃을 빠져나갔다.

한편 한국은 이날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이재진-황지만 조가 값진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황 조는 베이징기술대학교체육관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덴마크의 라스 파스케-조나스라스무센 조를 2-1(13-21, 21-18,21-17)로 물리쳤다. 첫 게임을 내준 이-황 조는 두 번째 게임도 15-18로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내리 6점을
따내 1-1을 만들었다.기세가 오른 이-황 조는 세 번째 게임 초반 10-3의 리드를 잡았다.19-16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황지만의 스매싱과 상대 서브 범실을 묶어 4점 차로 경기를 끝냈다.

배드민턴 혼합 복식의 이효정-이용대 조는 인도네시아의 비타 마리사-플랜디 림펠 조를 2-1(21-8,12-21, 21-17)로 물리치고 은메달을확보했다. 오늘 오후 8시30분에 열리는 결승 상대는 인도네시아의 릴리야나-노바 위디안토 조다.기대를 모았던 이현일은 남자 단식 동메달 전에서 중국의 첸진에게2-1(16-21, 21-12, 21-14)로 패했다.남자 g핸드볼은 B조 예선 경기에서 이집트를 24-22로 물리치고 3승1패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김경아·박미영·당예서로 구성된 여자 탁구는 패자준결승전에서 중국 귀화 선수 세 명으로 맞선 미국을 3-0으로 꺾었다. 한국은 오늘 오후 3시30분 D조 리그에서 홍콩을
3-0으로 제압한 일본과 동메달을다툰다. 그러나 유승민·오상은·윤재영의 남자 대표팀은 4강에서 세계최강 중국에 0-3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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