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시간 길어지고 있어-불필요한 동작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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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올들어 또 다시 프로야구 경기시간이 고무줄처럼 늘어지고 있다. 3일 전주 쌍방울-삼성전에 소요된 시간은 3시간31분.홈팀쌍방울이 6-3으로 승리,9회말 공격을 하지 않았는데도 야구에서 지루해진다는 커트라인 3시간30분을 넘었다.이날 경기가 길어진 이유는 1,2위를 달리는 팀끼리 각각 3명의 투수를 바꿔가며 공방을 벌인 이유도 있고 삼성이 무려 12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많은 찬스를 잡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요이상의 타임과 항의,선수들의 느릿느릿한 몸짓은 모처럼 전주구장에 모인 팬들을 짜증나게 했다.
잠실경기도 마찬가지였다.기막힌 홈런 네발의 드라마가 펼쳐진 명승부치고는 경기시간이 너무 길었다.3시간15분.양팀이 이날 뽑은 7점 가운데 5점이 홈런에 의해 이뤄진 것이고 보면 쓸데없는데 뺏긴 시간이 너무 많았다.관중이 흥미를 뺏기지 않고 집중하면서 보기 좋은 경기는 2시간30분 정도다.영화의 경우 스피드를 강조한 액션이나 오락물이 1백분 남짓한 시간에 끝을 맺는 반면 메시지가 강하거나 대사의 중요성이 강조된 영화는 2시간을 약간 넘기는 정도다.그래야 내 용을 진지하게 감상하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야구는 다른 경기와 달리 중간중간 맥이 끊어진다.일부에서는 그 시간이 지루함을 유발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시간동안 관중에게 자신이 마운드 또는 타석에 서 있다는 착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 야구만의 매력이기도 하다.그 매력은 곧 인터벌과 타석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쳐 관중이 지루함을 느껴 착각에서 벗어나고기지개를 켜는 순간 한명의 프로야구 팬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선수나 감독.구단인사들은 명심해야할 것이다.
심판들의 빠른 경기진행 독려와 감독들의 협조가 절실한 때다.
전주=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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