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힐러리를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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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민주당은 이달 말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이름을 당 대통령 후보자 명단에 올리기로 했다. 경선에서 힐러리를 꺾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14일 전당대회 호명투표에서 힐러리의 이름이 자신의 성명과 함께 불리는 걸 받아들였다.

힐러리 지지자들은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당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기 위해 실시되는 주(州)별 호명투표 때 힐러리의 이름이 불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왔다. 힐러리가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전당대회에서 힐러리가 주목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요구가 관철됨에 따라 힐러리는 전당대회에서 세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

힐러리 측 대의원들은 호명투표 때 대통령 후보로 힐러리를 지지한다는 걸 밝힐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경선 결과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오바마는 경선에서 힐러리 측보다 364명이 많은 대의원을 확보했다(AP 통신 집계). 힐러리는 전당대회 이틀째인 26일 기조연설에서 “나를 지지한 대의원들은 오바마를 도와 달라”는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다음날의 호명투표는 상징적인 이벤트에 불과하다.

오바마가 힐러리를 배려한 것은 그의 지지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힐러리는 11월 대선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플로리다·오하이오 등 여러 접전지역(swing states)에서 오바마를 앞섰다. 또 고졸 이하 학력의 백인 노동자층 지지에서도 오바마를 압도했다.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힐러리가 이긴 지역과 백인 노동자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오바마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려면 우선 당을 단합시켜야 한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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