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in Arts] ‘600억’ 부산 국립국악원 건립에 들어간 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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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산 국립국악원은 문화부 산하 국립국악원의 분원 개념으로 8월 말 준공, 10월 28일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700·300석 규모의 공연장 두 개를 갖추고 있고, 국악 공연·교육·연구 등이 진행될 이 시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열망이 크다.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국립국악원은 최근 두 공연장의 이름을 공모한다는 발표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문제가 생겼다. 행정안전부에서 “올해 인력을 새로 줄 수 없다. 기존의 인력을 나눠 쓰라”고 통보했고 국립국악원에서는 “직원을 새로 뽑지 않는 이상 정상적 운영이 힘들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슷한 규모의 서울 국립국악원에는 100여 명의 직원과 240여 명의 연주단원이 있다. 하지만 부산 국악원은 연주단원도 모집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 국악원은 짓는 데에만 600억원 가까이 들어갔다. 508억원은 국고에서 나왔고 85억원은 부산시의 돈이다.

행안부에서 공무원을 새로 뽑지 않으려는 것은 현 정권의 공무원 인력 줄이기와 관련이 있다. 행안부는 “내년 15명을 늘려주겠다”는 입장을 새로 밝혔다. 하지만 국립국악원은 “인력을 늘리지 않으려는 뜻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15명은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입장이다.

신라시대, 나라가 국악을 관장하던 ‘음성서(音聲暑)’에 뿌리를 둔 국립국악원은 50년 1월 대통령령에 의해 직제가 공포됐다가 6·25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51년 4월 부산에서 문을 연 역사가 있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역사적으로도 뿌리를 찾는 의미의 사업이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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