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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일기>SBS 주말극 "부자유친" 송초원 역 김원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92년 MBC 23기 공채로 연기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4년째다. 『임꺽정』등 잇따른 드라마 출연과 난생 처음하는 쇼프로그램(SBS 『기쁜 우리 토요일』) MC로 요즘 눈코뜰새 없지만문득문득 내 자신을 돌이켜보게 된다.최근 시청자들의 열띤 찬반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SBS주말극 『부자유친』 에서 맡은 배역 때문이다.
극중에서 스물여섯살 연상의 중년남자 「이재신」(이정길 분)을사랑하고 그와 결혼식(5월5일 방영분)까지 올리는 시인 지망생「송초원」은 나와 닮은 점이 많다.
나보다 한살 어린 스물네살의 초원이처럼 나도 나이가 지긋하고아빠처럼 이해심많은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이 드라마를 놓고 참 말들이 많다.한두번 건성으로 지켜본 사람들은 『딸같은 여자하고 아버지같은 남자가 붙 어서 뭘하겠다는 거야.말도 안되는 불륜얘기는 그만 두라』며 혹평하거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라며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많다.
사실 이 드라마에 불륜은 없다.아내와 오래전에 사별한 사진 작가.무엇보다 두 사람의 나이차이가 엄청나다는 사실때문에 사람들은 지레 불륜으로 몰아붙여 버린다.
사실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만큼 나도 처음 이 배역을 맡았을 때는 황당했다.열다섯살 차이도 아니고 스물여섯살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이재신이란 한 남자의 고독과 사랑을 이해하게 되면서 사랑에 있어서 나이차이란 결코 거북스런 장애가 아님을 차츰 깨달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40~50대 남자 시청자들이 나를보고 『물리적인 나이 때문에 너무 쉽게 잃어버릴뻔 했던 사랑에대한 희망을 되살려줘 고맙다』는 말을 할 때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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