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만 보면 안절부절 초등학생도 증상 호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서울 Y초등학교 4학년 金모양.학습능력이 우수한 편인데다 성격도 활달해 학급에서 부반장을 맡고 있지만 남모를 고민으로 애태우고 있다.
평소 수업시간이나 집에서 연습문제를 풀때는 번연히 아는 것도시험을 치를때는 틀리기 일쑤기 때문.학교에서 선생님의 시험이라는 말만 들으면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앞이 일순간 캄캄해지는 등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는게 金양의 하소연 이다.특히 1~2학년때 엄마.아빠가 지나치게 관심을 보인 산수과목은 같은 반 아이들에게 창피를 당할 정도로 형편없는 점수를 받기도 했다. 연합고사나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중.고등학생이 흔히 겪는 시험불안이 초등학생 새싹들까지 멍들게 하고 있어 안타까움을더하고 있는 실정.
서울상계초등학교 김은희(金銀姬)교사는 『경중(輕重)은 있지만보통 한반에 10명 정도는 아는 문제를 한두개씩 상습적으로 틀리는 것으로 보이며 시험불안 증세가 다소 심한 학생도 서너명은되는 것같다』면서 『고학년이 될수록 비율이 늘 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경험을 소개.
서울대의대 신민섭(申敏燮.정신과)교수는 『시험불안은 학습능력이 또래에 비해 2년정도 떨어지는 학습장애와는 다르다』고 전제,『어떤 동기에 의해 부담을 느껴 보통때는 잘 알던 문제도 시험에서 맞닥뜨리면 틀리곤 하는 증상』이라고 정의.
증세는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는 불안감이 대표적이며 이로 인해시험시간이 되면 소변이 마렵고 두통과 소화불량을 호소하게 된다. 원인을 일률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부모들이 아이의 능력은 도외시한채 자신들의 기대치만을 고집,무리하게 다그친다든지 아이들 자신의 지나친 성취욕구와 실패경험이 화근이 될 수 있다는것. 특히 성취욕구가 큰 아이일수록 학업성적도 뛰어난 비율이높은게 사실이나 부모의 간섭없이도 혼자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겠다는 심리로 인해 긴장감도 클 수밖에 없다고.
따라서 이런 아이들이 시험에서 아는 문제를 몇번 틀리는 경험을 하게되면 성취욕구가 낮은 아이들보다 더많은 스트레스를 받게되고 축적된 스트레스는 곧바로 조바심으로 연결돼 시험불안에 빠질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것.
申교수는 이와관련,『부모들이 아이의 능력이나 적성을 세심하게관찰,이에 맞춰 행동하는게 시험불안을 막고 증상을 치유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
김명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